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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우재 역의 이상윤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지 아니하고 미국으로 도피하려던 강우재(이상윤 분)는 동생 강성재(이정신 분)의 가정교사이던 이서영(이보영 분)에게 푹 빠져 결혼해 달라고 졸랐고 결국 아버지 강기범(최정우 분)과 담판을 벌려 회사에 복귀하는 것을 조건으로 결혼에 성공하여 의지할 곳 없는 이서영의 든든한 남편으로서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훈남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180도로 변했습니다. 고아라던 서영의 아버지 이삼재(천호진 분)는 버젓이 살아있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연락이 끊겠다는 동생 이상우(박해진 분)는 한진대 병원에 근무하면서 여동생 강미경(박정아 분)과 사랑에 빠졌지만 지금은 미경을 밀어내고 있습니다. 우재는 친구 승우(이승주 분)에게 자기의 목숨을 구해준 생명의 은인인 이삼재가 자신의 정체가 탄로 날까봐 벌벌 떨던 그 눈빛을 잊지 못하며, 이상우도 자신이 누나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강우재-미경을 남매를 피하려 했음을 알고는 기가 막혔다고 했습니다. 아버지와 남동생이 서영을 지켜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을 보며 우재는 서영이 남편인 자신을 속이며 살고 있다고 한탄했습니다.

강우재는 처음 결혼할 당시에는 설령 불가피한 사정으로 거짓말을 했더라도 1년 후 아니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내가 진실을 말하지 않고 계속 속여 왔다는 사실을 도저히 용납하지 못한다고 탄식했습니다. 우재의 이 말에 대해서는 상당히 공감합니다. 글쓴이는 진작부터 이서영이 상황이 악화되기 이전에 스스로 고백하기를 바랬지만 서영은 그전 이상우에게 이게 밝혀지면 행복이 깨질 것이라고 잔뜩 겁을 먹고 있는 형편이니 자꾸만 불신의 골만 깊어질 뿐입니다.

왜 서영이 과거의 거짓말을 털어놓지 않는지는 이상우가 강미경에게 한 말을 보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갑니다. "이 사실이 밝혀지면 누나는 못 산다. 서영이 날 의대에 보내주었다. 우리 남매는 의대가 꿈이었지만 서영은 고3때 자퇴하고 짜장면 배달일 했다. 짓궂은 친구들이 학교로 음식배달을 시키기도 했다. 의대등록금 벌어 내 몰래 의대입학원서 넣고, 누나는 검정고시로 법대에 갔다. 3분 먼저 나온 누나는 무척 힘들게 살았다. 지금까지 자존심으로 버텨왔다. 네 부모와 오빠 그리고 딸의 행복을 바라는 내 아버지를 위해 이 일을 그냥 넘기자. 그 당시 누나는 힘든 시기여서 거짓말을 해서라도 강우재를 잡고 싶어했을 했을 것이다. 아버지가 상처받고 누나가 불행해지면 우리도 행복할 수 없다"고.   

그러나 강우재의 배신감을 이해한다 하더라고 그가 서영을 대하는 행동은 과거 3년 전 그토록 원해서 결혼한 남자가 맞는지, 그 당시의 행동은 가식적이었는지 의심이 갈 정도입니다. 최근 몇 차례에 걸쳐 강우재가 아내에게 행한 막장 같은 행동을 살펴보겠습니다.


 


① 아내를 대하는 강우재의 이중인격적인 행동

강우재는 이상우가 여동생 미경을 밀어낸 이유가 이서영과 쌍둥이남매임을 알고는 미경을 만나 "그 녀석과는 안 되는 사이이니 그만 단념하라"고 하면서도 끝까지 진실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내에게는 부모 또는 다른 사람이 보는 앞에서는 매우 다정한 부부인척 하면서도 단 둘이 있으면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아내를 무시하고 퉁명스럽게 쏘아붙이는 이중인격을 보여줍니다. 결혼 3년까지 아이가 없자 어느 쪽의 문제인지 병원진료를 가기로 예약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서영은 동생 이상우가 아이라도 낳으면 지난 거짓말을 용서할지도 모른다는 조언에 남편 몰래 복용해오던 피임약을 버리고 병원도 가지 않았습니다. 우재가 병원 이야기를 꺼내자 서영은 다녀왔다고 말했는데, 병원에 안 간 것을 안 우재는 거짓말을 한 아내를 몰아세웁니다.

이처럼 자신은 이미 알고 있는 서영의 비밀을 강미경과 서영에게 알려 주지 않으면서(거짓말을 하면서) 서영에게만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고 닦달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은 소인배 같은 행동입니다. 물론 우재는, 아내가 먼저 밝히기를 꺼리는 특급비밀사항을 먼저 동네방네 말해서는 안되겠지요. 그렇지만 우재가 먼저 서영에게만은 아버지와 동생을 만났다고 할 경우 서영은 멘붕상태에 빠질지 모르겠지만 과거와 같은 사랑이 있다면 이 모두를 이해하고 감싸주면 될 일입니다. 부부간 사랑이 뭔가요? 이렇게 상대방을 불신할 게 아니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자세도 필요한 것 아닐까요?

 


② 변호사 사임을 둘러싼 강우재의 말장난

자신에게 자꾸만 등을 돌리는 남편 강우재에게 이서영은 더욱 친근하게 다가서려고 노력합니다. 서영은 "내가 당신을 너무 지치게 했다. 당신은 내 단점을 지적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동안 쌓인 게 많을 것이다. 말해주면 고치겠다. 난 행복하고 싶어서 결혼했다. 맺힌 응어리를 풀고 잘 지내자"고 애원했는데, 우재는 "그렇다면 변호사를 사임하고 집에서 살림을 하라"고 요구합니다. 고민하던 서영은 남편의 말에 따라 법무법인 고승찬 대표에게 사표를 낸 후 강우재 사무실로 가서 로펌을 그만 두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정색을 한 강우재는 잘 했다고 칭찬하기는커녕 오히려 "너한테 일은 아무것도 아니었어? 피나게 공부해 법대간 건 어떻게 하고? 재벌며느리 되려고 법대간 거였어? 위너스 며느리가 네 일보다 더 중요했던 거야? 너무 오버한다. 그냥 해본 말이었으니 계속 다녀!"라고 말했던 것입니다. 이건 아닙니다. 아내에게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서 살림을 하라고 강하게 말한 뒤 아내의 성의를 깔아뭉개며 그냥 해본 말이었다니 이게 제정신인가요?

그 후에도 우재는 서영에게 이젠 애정이 식었고 마음이 변했다며 말 한마디에 로펌 사표를 냈다고 다시 호통을 치면서 사표를 철회하라고 소리칩니다. 자기가 알던 이서영은 절대로 그럴 리가 없는 사람이라는 궤변을 늘러 놓으면서. 우재는 서영에게 무슨 근거로 본인 매력이 그렇게 대단하다고 생각하느냐고 인신공격까지 합니다. 남녀간 사랑이 식는 것은 흔한 일이랍니다. 자신은 원래 성질마저 못됐다고 실토하는군요. 기가 막힌 서영은 고승찬 대표를 다시 찾아가 사표를 되돌려 받더군요. 남편 말 듣고 잘 해주려다 완전히 스타일구기고 말았네요.  

 


③ 술집여자의 부축을 받으며 밖으로 나온 강우재의 무개념 행동

친구 승우와 술을 마시던 강우재는 친구가 들어가자 홀로 앉아서 술을 마십니다. 그러다가 서영에게 데리려 오라며 연락했습니다. 서영이 술집 앞에서 기다리지만 우재가 나오지 않습니다. 새벽 1시경 기다리던 서영이 술집 안으로 들어가 보았지만 어느 룸인지 알 수가 없군요. 잠시 후 술집종업원의 부축을 받은 강우재가 비틀거리며 나와서는 여자에게 "자동차 키를 이 여자(이서영)에게 주라"고 말합니다. 기가 막히지만 서영은 말없이 마치 대리운전 기사처럼 운전해 귀가합니다.

물론 남자들이 밖에서 술을 마시고 많이 취하면 여종업원의 부축을 받을 수 있지요. 그렇지만 이번 장면은 경우가 다릅니다. 우재는 이미 아내를 대리기사로 부른 상태이기 때문에 아내가 기다리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종업원의 부축을 받으며 나타나는 모습을 아내에게 보인 것은 아내를 무시하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꼭 이렇게 해야만 거짓말한 아내에게 복수하는 일일까요? 

 


④ 펜션에서 기다리는 아내를 바람맞힌 강우재의 심통

이서영은 3년 전 결혼하기 이전 강우재가 자신을 펜션으로 데리고 가서 음식을 해주고 발까지 씻겨주던 깜짝 이벤트를 기억해 내고는 이번에는 자신이 남편을 위해 이벤트를 계획했습니다. 서영은 우재에게 저녁에 1박2일 펜션으로 오라고 문자를 보냈지만 오지 않겠다고 하는군요. 서영은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하고는 음식을 준비해 새벽 2시까지 기다렸지만 끝내 우재는 나타나지 않고 바람을 맞혔습니다. 물론 서영이 우재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기다린 것은 잘못이지만 우재는 일부러 친구 승우에게 파티장소를 확인해 부부(연인)가 함께 참석하는 친구들의 파티에 간 것입니다. 사실 서영은 우재가 펜션으로 오면 가족 이야기를 할 작정이었는데 강우재의 몽니로 무산되고 말았군요.(☞ 이를 막장으로 분류하는 것은 다소 어폐가 있지만 그냥 시리즈로 포함시켰음.) 

 

글쓴이는 이서영이 아버지 이삼재를 속이고 결혼한 것, 강우재 가족에게 생존한 아버지를 사망했다고 거짓말한 것을 추호도 옹호하지 않습니다. 특히 아버지를 속인 것은 아무리 아버지의 존재가 결혼에 걸림돌이 된다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자식으로서 패륜입니다. 물론 이런 상황을 당해보지 않아 함부로 예단하기는 부적절하겠지요. 이 드라마에서는 아버지 이삼재가 스스로의 잘못을 뉘우치고 오로지 딸의 행복을 바라는 자식사랑의 전형을 보여주지만 사실 가장 괘씸하게 생각할 주인공은 이삼재이거든요. 아무튼 <내딸서영이>는 부모의 자격과 자식의 행복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점을 찾는가에 대한 중요한 화두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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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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