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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들의 로망 <마의> 숙휘공주 역의 김소은        여자들의 로망 <착한 남자> 강마루 역의 송중기 



금년 한해도 저물어 갑니다. 2012년에는 소위 국민드라마 반열에 오른 시청률 40%를 넘는 드라마는 KBS의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49.2%, MBC의 <해를 품은 달>이 42.3%로 2편입니다. 현재 방영중인 KBS <내딸 서영이>가 30%대의 시청률로 그 뒤를 따르고 있고, 최근 종영된 MBC의 <메이퀸> 및 KBS <각시탈> 그리고 방영중인 KBS의 <힘내요 미스터 킴>이 20%대 중반을 유지했습니다. MBC의 <마의>도 20%선을 넘보고 있습니다. 드라마는 스토리 구성과 배역들의 연기도 중요하지만 주인공이 말하는 명 대사 한마디도 촌철살인(寸鐵殺人)의 의미를 내포해 드라마를 이해하고 몰입도를 높이는데 도움을 줍니다. 글쓴이가 시청한 드라마 중에서 기억에 오래 남는 명 대사로 뽑은 5건의 베스트를 소개하겠습니다.


 
<내딸서영이> 최호정(최윤영 분), "저는 하느님이 상우 오빠를 사랑하라고 태어나게 한 여자다."

<내딸 서영이>의 이상우(박해진 분)-최호정(최윤영 분) 커플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상우 아버지 이삼재(천호진 분)의 반대를 극복하는 일입니다. 이삼재는 이미 참하고 예쁜 강미경(박정아 분)을 며느리 감으로 낙점 했는데, 여우같은 최호정이 한진대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한다며 병원을 출입하면서 애인이 있는 아들을 유혹한 것으로 오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삼재는 아들 상우가 결혼할 여자라며 호정을 집으로 데리고 와 정식으로 인사를 시켰을 때 매우 시큰둥했습니다. 삼재는 호정에게 당장 나가라고 호통을 쳐 좇아내고 말았지요.

그러나 4차원 처녀 호정은 다시 선물꾸러미를 들고 삼재의 집을 찾아 옥상에 널어둔 빨래를 가지런히 개어 침상에 올려놓았습니다. 귀가한 삼재는 개어진 빨래 옆에 놓여진 선물박스를 열었는데, 안에는 목도리와 장갑 그리고 크림이 들어 있습니다. 카드를 펼쳐본 삼재는 호정의 메모를 보고 감동을 받은 모습입니다. 무엇보다도 삼재는 호정의 다음 말에 울컥했을 것입니다. "아저씨, 저는 하느님이 상우 오빠를 사랑하라고 태어나게 한 여자다. 못났지만 기회를 준다면 열심히 행복하게 살아보고 싶다"라고 했거든요. 이 편지를 계기로 이삼재는 호정을 따로 불러 결혼을 승낙하게 됩니다.



 

<메이퀸> 천홍철(안내상 분), "피를 나누어서 가족이 아니라 배고픔과 슬픔 그리고 고통을 함께 나누면 가족이다." 

<메이퀸>처럼 출생의 비밀을 가지고 마지막 순간까지 시청자들을 우롱한 드라마도 드물 것입니다. 천해주(한지혜 분)의 친아버지가 당초 천홍철에서 윤학수(선우재덕 분)로 그리고 종국에는 장도현(이덕화 분)으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유전자검사결과를 도저히 믿을 수 없었던 사람은 당사자인 해주는 물론 어미인 이금희(양미경 분)와 삼촌인 윤정우(이훈 분)도 마찬가지로 멘붕상태에 빠졌습니다.

살해된 형의 유일한 핏줄이라고 애지중지했던 천해주가 악인인 장도현의 딸로 밝혀지자 그는 형수였던 이금희를 만나 "우리형에게 무슨 짓 했나? 앞으로 유진(해주의 본명)이라는 이름을 입에 올리지 말라! 당신은 장도현보다 더 나쁜 사람이다. 형을 두 번 죽이고 나까지 죽였다"고 소리칩니다. 금희가 자신도 학수가 유전자 검사결과를 가져와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했지만 구구한 변명으로 들은 정우는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갑니다.

귀가한 정우는 조달순(금보라 분)에게 왜 천홍철과 당신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해주를 그토록 애지중지 키웠느냐고 물었는데, 조달순은 핏줄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대답했습니다. 조달순은 남편 천홍철이 말하기를 "피를 나누어서 가족이 아니라 배고픔과 슬픔 그리고 고통을 함께 나누면 가족"이라고 했답니다. 조달순은 처음에는 이런 남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그건 바로 사랑이었다고 강조합니다. 이 말을 들은 윤정우는 이금희에게 사과하고 해주를 조카로 인정하게 되었지요. 천홍철의 말은 가족이 무엇인지 일깨워준 명언이었습니다.  

 




<마의> 숙휘공주(김소은 분), "자네가 그 유명한 좌상의 자부인가!"

숙휘공주는 의생 백광현(조승우 분)이 강상죄로 의금부에 끌려 간 곳을 알고는 "자기를 두고 다른 여인을 희롱했을 리가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지난번 등불축제에서 만난 광현이 강지녕(이요원 분)에 대해 표현한 마음을 공주는 자신을 향한 마음이라고 오해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장인주(유선 분)가 백광현에게 출생의 비밀을 털어놓은 후 공주는 잠을 자다가 깨어나 "백 의생이 양반댁 도령복장으로 내 앞에 백마를 타고 나타나더니 날 버리고 다른 여인에게도 가버렸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곽 상궁(안여진 분)은 공주가 하도 백 의생 타령을 하니 백마가 나타났다면서 그건 개꿈이라고 평가절하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별로 말이 없는 마 군관(이관훈 분)이 나섰습니다. 마 군관은 "백 의생은 좌상 댁 자부(며느리)와 눈이 맞아 말을 타고 도망간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응수한 것입니다. 마 군관으로서는 공주가 하도 백 의생일로 귀찮은 심부름을 많이 시키니 이번 기회에 그를 잊도록 함이었지요.

그렇지만 이는 마 군관의 실수였습니다. 공주가 직접 서은서(조보아 분)를 찾아간 것입니다. 서은서를 본 공주는 "자네가 그 유명한 좌상의 자부인가!"라고 까칠하게 말하며 기선을 제압하는군요. 그런 다음 백 의생과 어떤 사이인지 물었습니다. 공주는 "백 의생이 고양이를 살려준 인연으로 특별히 여긴다. 그런데 백 의생이 자네 때문에 고초를 겪어 마음이 쓰인다. 백 의생도 자네를 특별히 여기나?"고 되묻습니다. 서은서로서는 참으로 우스꽝스러운 질문입니다. 자신은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기에 그를 생각하는데 공주는 고작 고양이를 살려준 데 대한 고마움이라니 한심했을 테지요.

 




<착한 남자> 강마루(송중기 분), "빨리 정신 차려서 다 죽이려 가자!"

서은기(문채원 분)의 계모 한재희(박시연 분)는 은기의 생모가 애지중지했던 아오모리 리조트를 매각해 운영자금을 조달하려고 합니다. 서은기는 재희가 리조트를 인수할 미국의 대표단을 만난다는 사실을 알고는 몰래 일본으로 왔습니다. 그녀는 강마루에게 전화를 걸어 "여기 일본 아오모리현이다. 엄마가 아끼던 리조트 매각을 막으러 왔다"고 합니다. 통화중에 은기 앞으로 재희가 나타나자 은기는 전화를 끄지 않은 채 재희에게 쏘아붙입니다. "난 당신 일 막고 깽판치려고 왔다. 리조트 안 팔고 자금 마련할 방법 찾았다"고 큰소리 쳤습니다. 그러자 재희는 "내가 무슨 짓을 해서 여기까지 온 줄 아느냐? 누구든 내 앞길을 가로막으면 절대로 용서 안 한다"고 차갑게 말했습니다. 두 여자의 불꽃 튀는 말싸움과 눈싸움이 굉장하더군요. 

켜진 휴대폰을 통해 두 사람의 대화를 모두 들은 강마루는 다음날 아침 아오모리의 서은기 숙소에 나타납니다. 밤새 자료를 뒤지다가 정원을 나와 겨우 잠든 은기를 덥석 안아 작은 연못에 빠뜨린 강마루! 놀란 은기에게 마루가 말했습니다. "빨리 정신 차려서 다 죽이려 가자!"고. 이미 한재희는 미국인수대표단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입니다. 강마루와 서은기가 합동으로 재희의 의도를 무산시킨 것은 당연한 결과이지요.

 

 


<해운대 연인들> 이태성(김강우 분), "앞으로는 머리보다 가슴의 명령을 따르겠다!"

<해운대 연인들>은 결혼식을 마치고 신혼여행을 가려고 공항으로 향하던 중 아내 윤세나(남규리 분)가 복통을 일으켜 입원하자 남편인 서울지검 검사 이태성이 병상을 지키며 아내를 간호하는 대신 검찰로 출근해 마약사범 오종철(김형범 분)을 검거지휘를 하다가 부산으로 가게됩니다. 부두에서 오종철이 나타났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그의 요트에 올라 검거하기 직전 오종철의 애인(오초희 분)이 이태성을 몽둥이로 내리쳐 바다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오종철과 애인은 이태성의 자동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즐기며 차내에서 수작을 부리다가 부주의로 그만 바다에 추락해 모두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경찰은 자동차에서 사망자의 시신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이태성의 신분증이 나와 그가 묘령의 여인과 바람을 피우다가 사망한 것으로 결론지었습니다.

그런데 바다에 빠졌던 이태성은 삼촌수산의 그물에 걸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불행하게도 과거의 기억을 모두 잃어버리고 삼촌수산 고중식(임하룡 분)의 딸인 고소라(조여정 분)와 위장결혼까지 하게 되었고, 실제로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이태성은 후일 기억을 되찾고는 원래의 아내 윤세나를 만난 다음 과연 누구를 아내로 선택할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 때 이태성은 고소라를 만나 "지금까지는 가슴보다는 머리가 지시하는 대로 따랐지만 앞으로는 머리보다 가슴의 명령을 따르겠다"고 말해 그가 고소라를 선택했음을 암시했습니다. 그 후 윤세나는 남편이었던 태성에게 "고소라와는 사기결혼을 했으니 미안해 할 필요 없이 그냥 떠나면 된다"고 했지만 태성은 "그러면 고소라가 싫어한다"며 죽을 때까지 나쁜 놈이 되겠다고 했습니다. 아무튼 이 드라마는 말도 안 되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전개해 시청률은 한 자리숫자의 부진을 보였습니다.

   



<전우치> 전우치(차태현 분), "이 쌀벌레만도 못한 놈아!"

젊은 임금 이거(안용준 분)는 전우치의 활약으로 골치 아픈 은광채굴 문제가 해결되자 백성들의 고달픈 삶에 더욱 가슴이 아픕니다. 그는 하루 두 끼만 먹는 대신 절약한 내탕고(궁에있는 임금의 개인창고)의 쌀을 백성들에게 구휼미로 나누어줍니다. 현장에 나간 이치가 백성들이 감지덕지하며 받아 가는 쌀이 군내가 나는 썩은 쌀임을 알고는 이를 내금위 서찬휘(홍종현 분) 부사관에게 알렸습니다. 반듯한 관리인 서찬휘는 궁중곡식 창고지기를 심문해 쌀을 바꿔치기 한 자가 다름 아닌 왕명의 출납을 받는 도승지(서울시장)임을 알고는 도승지에게 죄를 추궁하러 했습니다. 그러자 도승지는 적반하장으로 일개 내금위 부사관이 무고한 고위관리를 음해 한다며 오히려 옥에 가두고 말았습니다.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요?

상선내관 소칠(이재용 분)은 임금에게 도승지는 개국공신(1등)이므로 모반이나 반역죄를 제외하고는 다섯 번 죄를 지어야 비로소 파직시킬 수 있는 게 조선의 법도라고 했습니다. 전우치는 남쪽지방에서 의적행세를 하던 호접랑(胡蝶娘) 무연과 함께 도승지를 혼내줍니다. 전우치는 도승지에게 "이 쌀벌레만도 못한 놈아!"라며 호통을 치고는 곤장을 때렸습니다. 그 대신 곶간을 열어 백성들에게 곡식을 나누어 줄 것과 옥사의 서찬휘 부사관을 석방하도록 조치했습니다. 전우치와 무연은 법이 제재하지 못하는 탐관오리를 홍길동과 일지매처럼 보기 좋게 응징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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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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