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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도현 역의 이덕화


막판에 주인공 천해주(한지혜 분)가 윤학수(선우재덕 분)의 딸이 아니라 장도현(이덕화 분)의 딸로 밝혀져 막장 논란에 휩싸였던 <메이퀸>이 제38회를 끝으로 종영되었습니다. 악의 축이었던 장도현은 7광구대륙붕에 석유매장위치가 담겨진 윤학수-강운의 마이크로 필름을 천해주에게 넘겨주고는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말았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자살율이 높아 공중파 드라마의 주인공이 자살하는 장면을 가장 혐오하지만 장도현의 경우는 은근히 자살하기를 기대했습니다. 그의 악행이 워낙 크고 많기 때문에 공식적인 법의 심판만으로는 부족했거든요.

장도현은 모든 게 엉망이 되어버린 것은 천해주 때문이라고 악을 쓰면서 그녀의 목을 조를 때 나타난 이금희(양미경 분)가 "해주는 당신의 딸"이라고 절규했는데, 장도현도 피식 웃으며 이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지요. 친딸인지도 모르고 그녀를 어렸을 때부터 죽이려고 했으니 말입니다. 금희는 믿지 못하겠거든 병원의 담당의사를 만나라고 했고 실제로 유전자검사결과를 확인한 장도현은 비틀거리며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석유왕국을 건설하려는 거대한 꿈을 놓지 못한 장도현은 강산(김재원 분)과 해주를 만나 자신과 손을 잡자고 제의합니다. "난 7광구석유매장위치를 알고있고, 너희는 시추선건조기술을 가지고 있으니 협력하자"고 했습니다. 해주는 자신을 딸로 부르는 장도현에게 "난 당신 같은 아버지 둔 적이 없으며, 내 아버지는 윤학수와 천홍철(안내상 분)"이라면서 "내 두 아버지는 당신 같은 악마와 다르다. 당신은 정말 불쌍한 사람"이라고 쏘아붙입니다.

 

박창희(재희 분)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장도현의 비자금 조성과 배임 횡령을 폭로하고, 장도현에게 맞아 하반신불수가 된 아버지 박기출(김규철 분)의 영상증언을 통해 과거 윤학수 살해현장을 목격했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되자 장도현은 마음의 준비를 한 모습입니다. 도현은 아들 장일문(윤종화 분)을 면회해 출소하면 계모 이금희와 화해하라고 당부했고, 금희에게는 다음날 검찰에 자진 출두할 것이니 일문과 장인화(손은서 분)남매를 잘 부탁한다고 했습니다. 또 해주가 잘 커서 고맙다며 해주와 잘 살라고 말합니다. 여전히 복수에 불타는 금희는 당신이 죄 값을 치르고 난 후에 보자고 하더군요.

이런 말을 할 때는 도현은 이미 생을 마감할 결심을 한 듯 보였는데, 해주에게 마이크로필름과 편지를 동봉해 보냈을 때는 거의 확실해 졌습니다. 장도현은 다소 긴 편지에게 지난날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며 "난 끝났으니 널 자랑스러운 딸로 기억하겠다. 난 꿈을 안고 사라진다. 널 낳은 게 내 인생의 가장 찬란한 햇살이었다"고 적혀 있습니다. 편지를 읽던 해주는 오토바이를 타고 해안을 달려 큰배로 올랐는데 마침 장도현이 뛰어 내리려는 찰나입니다. 해주는 멈추라고 소리지른 뒤 "비겁하게 가지말고 옆에서 나를 도와달라! 여기서 포기하지 말라! 아버지!"라고 절규합니다. 해주가 차음으로 아버지라고 부르자 장도현은 "아버지라고 불러주어 고맙다"고 말하고는 난간을 잡고 있던 손을 놓고 말았습니다. 솔직히 천해주가 장도현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장면은 다소 엉뚱했습니다. 핏줄이 뭐 중요하냐고 울부짓던 해주가 죽음을 앞둔 도현에게 선물을 준 것인가요?     

 

그로부터 1년 후 모든 게 제자리를 찾은 모습입니다. 천해주는 천지조선의 사장이 되었고, 강산-천해주 커플은 조달순(금보라 분)의 집(실제 윤정우 소유)을 나가며 신혼살림을 꾸릴 태세입니다. 윤정우(이훈 분)와 이봉희(김지영 분)는 결혼해 봉희는 만삭이 되었고, 출소한 장일문도 귀가하여 이금희와 화해한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장도현에 대한 복수심을 불태웠던 박창희는 어찌 살고 있을까요? 그는 1년 전 장도현의 비리 및 범죄폭로기자회견 후 장도현의 모든 재산(주식, 비자금 등)을 천해주에게 넘겨주었습니다. 이 중에는 물론 강산의 몫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장도현이 강산의 할아버지 강대평(고인범 분)으로부터 해풍조선을 강제로 빼앗아 천지조선을 설립했거든요.

창희는 아내 인화에게 이혼을 요구했습니다. 그는 "난 네 아버지를 빈털터리로 만들었다. 복수를 위해 널 이용한 것뿐이다. 장도현은 우리 부자(父子)에게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 이제 복수도 끝났고, 넌 더 이상 이용가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창희가 이토록 매정하게 나오는 것은 아내가 자신과 헤어져 새 출발을 하기를 진심으로 바란 탓입니다. 노력하겠다는 인화에게 창희는 우리 가족이 너네 집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고 오히려 애원하더군요. 창희는 강산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천지조선 회장직을 사임하고는 종적을 감추었습니다.

그로부터 1년 후 박창희는 시골에서 변호사를 개업하여 어려운 이웃의 법률자문을 하며 봉사하고 있네요. 그런데 이곳에 장인화가 나타나 하반신불수가 된 시아버지 박기출의 휠체어를 끌고 있습니다. 인화가 함께 살려고 왔다는 말에 박기출-창희 부자는 함박웃음 짓습니다. 이후 울산 앞 바다에는 한일공동으로 대륙붕석유를 탐사할 큰배가 출항했습니다. 강산과 해주가 부모의 혼을 담아 만든 메이퀸(MAY QUEEN)호입니다. 드라마 제목 메이퀸이 배 이름으로 변신했더군요. 이들 젊은 부부는 앞으로 북극해의 석유를 탐사하고 시추할 극심해용 드릴쉽을 만들기로 의기투합하면서 메이퀸호를 바라봅니다. 

 

<메이퀸>은 38부작인 중편이었음에도 어느 누구도 발연기로 지적을 받은 배우가 없었습니다. 이덕화는 악역전문이고, 양미경의 경우 재발견이라고 할 만큼 절규하는 모습은 일품이었습니다. 김재원과 한지혜, 손은서, 이훈, 김지영 이외에 김규철, 금보라, 안내상, 고인범은 이미 검증된 중견배우이고 처음 본 재희도 악역과 선한 역을 오가며 표정연기가 좋았습니다. 문지윤은 코미디언 기질이 다분한 배우였고, 윤종화의 캐릭터는 한마디로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아역인 김유정과 박지빈 그리고 박건태는 성인연기자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연기력이 빼어났습니다. 드라마 출연진과 제작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졸필을 읽어준 독자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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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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