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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해원 역의 김희선                                   강동석 역의 이서진  

▲ 바람둥이 강태섭을 등장시킨 이유

50부작인 <참 좋은 시절>이 반환점을 돈 이래 새로운 인물의 등장으로 지금 강동석(이서진 분)의 집안에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강동석의 아버지 강태섭(최영철 분)이 매우 찌질한 모습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강동석의 아버지는 바람을 피워 첩 하영춘(최화정 분)을 두었고, 집을 나가 생사가 불분명하였습니다. 남편이 집을 나가는 바람에 홀로 된 안 장소심(윤여정 분)은 거동이 불편한 시아버지 강기수(오현경 분), 시동생 강쌍호(김광규 분)-쌍식(김상호 분) 형제, 아들 강동탁(류승수 분)-강동석 형제, 사고후유증으로 지능이 낮아진 딸 강동욱(김지호 분), 그리고 하영춘의 아들이지만 친아들처럼 키운 강동희(옥택연 분) 등 대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차해원(김희선 분) 집안의 식모살이까지 한 억척 여성입니다.

집안살림에는 관심도 없이 바람을 피워 조강지처까지 버렸던 강태섭이 나타나자 그를 처음에 알아본 사람은 장남 강동탁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강동석은 태섭을 아버지로 인정하지 않았고, 특히 첩인 하영춘을 보고도 누군지 몰라 영춘은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영춘은 강태섭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한 남자였는데, 유부남인 것을 속인 것도 모자라 아무리 오랜 세월이 지났다고 해도 자신을 못 알아보는 태섭에 실망했고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습니다. 장소심과 강기수는 절대로 바람난 남편과 패륜아들을 집안으로 들리지 말라고 했고, 태섭은 동생들의 도움으로 겨우 방에서 함께 생활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태섭은 자신을 환대해 주지 않는 가족들에게 "내가 뭘 잘못했나? 내가 나라를 팔아먹었나? 사람을 죽였나?"라는 말을 수시로 내뱉으며 자식들에게는 "너희들을 낳은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며 "지금까지 반듯한 집에서 떵떵거리며 사는 것도 모두 내 덕"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아 가족과 시청자들을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강태섭은 지난날을 반성한다며 사정했지만 강동옥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가족으로 인정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특히 장소심은 "그 날 그 일"이후로 태섭과의 인연은 끝났다고 했는데, 도대체 그 날 그 일이란 무엇일지 차츰 밝혀지겠지요. 그러면 왜 제작진은 뜬금없이 강태섭을 등장시켰을까요? 아마도 본처를 버리고 여성편력을 일삼던 건달도 결국은 조강지처를 찾게 된다는 교훈을 주려 함이 아닐까요? 비록 지금은 가족들이 마음의 문을 닫고 있지만 결국은 강태섭을 받아들일 것입니다.

 


▲ 깨알재미 선사하는 여섯 커플의 밀고 당기기

그런데 지금까지 시청한 드라마 중에서 이토록 많은 러브라인이 등장하는 건 처음 보는 듯 합니다. 주인공 강동석-차해원을 비롯하여 강동탁-차해주(진경 분), 강쌍호-조명란(윤유선 분), 강쌍식-미숙(윤지숙 분), 강동희-김마리(이엘리야 분), 강동옥-민우진(최웅 분) 등 무려 여섯 커플이 등장하여 깨알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강동석과 차해주는 어렸을 때부터 사랑을 키워온 사이였지만 상대방에게 진심을 보인 적은 없었습니다. 동석은 식모의 아들이었고 해원은 주인의 딸이었기에 어찌보면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였던 것입니다. 그 후 성장하여 강동석은 힘있는 검사가 되어 금의환향하였고, 집안이 망한 차해원은 대부업체 직원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두 사람은 양가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고 결혼하기로 했습니다. 그렇지만 해원은 악한인 오치수(고인범 분)로부터 자신의 아버지가 강기수와 강동욱을 다치게 만든 원인제공자라는 것을 알고는 동석을 밀어내고 말았습니다. 지금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애틋한 정을 가지고 있어 결국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 것입니다.

동석의 형 강동탁과 해원의 언니 차해주 커플은 처음부터 잘 못된 만남이라고 보여집니다. 강동석-차해원 커플이 성공하면 강동탁-차해주 러브라인은 겹사돈이 되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강동탁은 연예인 부인 조수자와 결혼해 아들 강물(김단율 분)까지 두었지만 현재 이혼한 상태입니다. 차해주는 아들까지 있는 이혼남을 좋아하니 좀 별난 커플이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제작진은 처음부터 두 사람의 결합이 어렵다는 복선을 깔았습니다. 바로 차해주와 강물이 인터넷으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악연을 이어간 것입니다. 강물이 동탁의 아들임을 추호도 모르는 해주는 강물을 버릇없는 초딩으로 매도했고 후일 아버지가 해주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는 절대로 결혼할 수 없다고 소리친 것입니다.

 

강쌍호-조명란 커플도 이외입니다. 강쌍호는 하영춘이 운영하는 족발집의 주방장이고 조명란은 초등학교 교감입니다. 누가 보아도 교감선생이 족발집 주방장을 좋아한다는 것은 엉뚱하지만 남녀간 일은 모르는 일입니다. 강쌍식은 초등학교 청소원인데 마트를 운영하며 채소배달을 하는 남자같은 여자 미숙을 좋아합니다. 강쌍호는 선머슴 같은 미숙을 보며 "어느 남자가 저런 여자를 좋아하겠느냐?"고 혀를 찰 정도인데 쌍둥이동생인 쌍식의 애인임을 모르고 한 말이지요. 쌍호는 이런 미숙에게 그리고 쌍식은 조명란에게 각각 호감을 가지기 시작했으니 아마도 이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개하려는 의도로 보여집니다.

사실 가장 안타까운 커플은 강동옥-민우진 커플입니다. 강동옥은 어렸을 때 자전거사고의 후유증으로 7세 지능을 가진 처녀입니다. 이런 강동옥을 보건소 의사인 민우진이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우진은 김마리와는 서로 흉금을 털어놓는 친구사이입니다. 우진이 마리와 정답게 함께 있는 모습을 목격한 강동희는 우진을 의도적으로 좀 모자라는 동옥에게 접근하여 상처를 주려는 나쁜 사내로 오인하고는 주먹으로 우진을 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동희는 나중에 오해가 풀려 지금은 한발 물러선 상태입니다. 우진은 동옥의 소녀같이 맑고 순수한 마음에 반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강동희와 김마리 커플입니다. 사실 두 사람은 드라마 방영초기부터 악연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술에 취한 동희가 마리의 집 담벼락에 오줌을 누었고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서로를 잡아먹지 못하는 앙숙이 된 것입니다. 그런데 강동희에게는 헤어진 부인 서정아(이초희 분)와의 사이에 낳은 강동주(홍화리 분)와 강동원(최권수 분) 남매가 있습니다. 장소심은 후일 동희가 새장가를 가는데 지장이 없도록 동주-동원 남매를 동희의 동생으로 호적에 입적시켰고 그 후 남매는 동희가 형제가 아니라 아버지라는 사실에 대성통곡하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동희는 대부업체 오승훈(박주형 분)의 보디가드로 일한 깡패였기 때문입니다. 남매는 동희를 아버지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특히 동원보다는 동주가 더욱 예민했습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학부형이 아동들에게 특강하는 시간이 있어 동희는 모처럼 정장을 하고 학교에 갔는데 아이들은 인기 탤런트가 나타났다면서 야단법석이었습니다. 그러자 동주는 폼을 잡으며 아이들에게 "저 사람이 내 아버지!"라고 말해 주위를 놀라게 하였습니다.

동희는 드라마 시작초기 헤어진 아내 서정아를 찾아갔지만 정아는 지금 딴 남자를 만나 행복하다며 동희를 밀어냈습니다. 그런데 남매는 생모가 살아있음을 알고는 만나보고 싶다고 성화를 부렸습니다. 하는 수 없이 동희는 서정아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들 뜻을 전했지만 정아는 만나고 싶지 않다며 일언지하에 거절합니다. 차마 남매에게 진신을 말하지 못한 동희는 남매 앞에서 통화를 하다가 엄마가 미국에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말았습니다. 양심의 가책을 느낀 동희는 김마리 선생을 만나 고민상담을 했고 상담료라면서 초콜릿을 손에 쥐어 주었습니다. 그 후 마리는 동희에게 엄마노릇을 대신 해주겠다고 제의했는데, 이는 마리가 동희와 결혼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남매에게 미국에 있는 생모역할을 해 주겠다는 의미입니다. 아무튼 동희-마리 커플은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상태라 두 사람은 멋진 러브라인을 완성할 것입니다.

 

위에서 개략적으로 살펴본 바와 같이 <참 좋은 시절>에 등장하는 커플들은 정말 다양한데 얼핏 보아서는 이해할 수 없는 커플이 많습니다. 차해주가 아들까지 있는 이혼남 강동탁을 좋아하는 것, 교감선생인 조명란이 족발집 주방장 강쌍호를 좋아하는 것, 반듯한 보건소의사 민우진이 좀 모자라는 강동옥을 좋아하는 것, 초등학교 선생 김마리가 건달인 쌍둥이아빠 강동희를 좋아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그렇지만 직업에는 귀천이 없고 한번 결혼실패는 이를 딛고 꿋꿋하게 제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커플의 등장은 드라마의 재미를 배가시켜주는 청량제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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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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