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기시(軍器寺)는 고려∼조선시대 병기, 기치, 융장, 집물
따위의 제조를 맡아보던 관아로서
오늘날 방위사업청과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였으며
현 서울시청의 인근 터에 있었습니다.
원래이름은 군기감이었지만 조선 세조 12년(1466)에 이름을 고쳤으며
고종 21년(1884) 이를 폐지하고 그 임무를 기기국으로 옮긴 것입니다.
기치는 한글로 표기되어 잘 모르겠는데 어학사전을 찾아보니
아마도 기치(旗幟)일 것으로 생각되며,
융장은 전장에 나아가 전투를 할 수 있도록 갖추어
차린 차림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필자는 처음 군기시를 군기지로 잘못 읽고는
서울시청에 무슨 군기지유적전시실인지 의아해 했지만
현장을 방문하고서야 필자의 무식함에 쓴 웃음을 지었답니다.
서울시청(정확하게는 시민청) 지하에 이와 같은 유적이 왜 있었을까요?
2008년 초 서울시 신청사신축부지조성 공사를 하다
자기와 동전 및 기와 등의 유물, 총통 및 철환 등의 무기류가 출토되었는데,
이를 조사한 결과 이곳에 조선시대 방기제조를 담당하던
군기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서울시는 이 유물들을 박물관으로 옮기기 보다는
현장의 터를 그대로 보존하기로 했습니다.
이곳에는 조선시대 군기시 및 근대 건물지 유구 45기와
조선시대 화포인 불랑기자포(보물861-2호) 등 590여점의
군기시 관련 유물이 전시되어있고, 군기시 관련 건물지 및
호안 석축 등의 유구를 발굴현장 그대로 복원하여
시민들에게 역사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시울시 신청사 공사를 하면서 오랜 기간 동안
이곳을 차일막으로 가려 두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유적전시관은 시민청 지하 1층 안내데스크 옆입니다.
직접 눈으로 보아도 서울시민청 지하에
이런 유적이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포토존에는 임금과 장군의 복식이 전시되어 있으며,
또한 각종 유적이 발굴상태 그대로 보전되어 있고
각종 자기류와 목기류 등 출토된 유물은 별도의 진열관에 넣어 두었네요.
서울시 청사
이웃한 청계천 물길로 합류하는 하천의 호안석축
(하천의 벽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돌로 쌓은 석축)과
여러 형태의 건물지도 발견되었습니다.
총통 및 화살촉 등도 출토되어
이곳이 군기시임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정오가 되자 시민청 지하공연장에서는 김흥자 무용단원이
장고춤에 이어 선녀춤을 공연해
이곳을 찾은 시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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