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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사 범종루와 무량수전(맨 뒤)

 

삼층석탑에서 바라본 안양루와 소백산 능선

 

 

 

 

 

 

경북 영주시 부석면 소재 부석사(浮石寺)는 소백산과 태백산의 사이인 봉황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는 천년고찰로 신라 문무왕 16년(676) 화엄종의 종조(宗祖)인 고승 의상대사가 왕명을 받들어 화엄의 큰 가르침을 펴던 곳으로 한국 화엄종(華嚴宗)의 근본도량입니다. 부석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으로 단일 사찰로는 가장 많은 국보(5점)와 보물(6점)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국보인 무량수전은 우리나라 목조건축물을 대표하며, 안양루에는 방랑시인 김삿갓이 부석사를 노래한 시 한수가 걸려있고, 조사당 앞에는 의상대사가 사용하던 지팡이를 꽂아 자랐다는 1,300여년의 선비화가 있습니다.

 

 

 

 

 

 

한국 전통건축양식을 가장 잘 간직한 부석사에는 무량수전 앞 석등(국보 제17호), 무량수전(국보 제18호), 조사당(국보 제19호), 무량수전 내 소조여래좌상(국보 제45호), 조사당벽화(국보 제46호) 등 5점의 국보가 있으며, 자인당 비로자나여래좌상(보물 제220호), 자인당 석가여래좌상(보물 제1636호), 삼층석탑(보물 제249호), 당간지주(보물 제255호), 고려각판(보물 제735호), 오불회괘불도(보물 제1562호) 등 6점의 보물을 간직한 보배로운 사찰입니다.

 

 

 

 

 

 

주차장에서 부석사로 오르는 길목에는 대형 부석사 표석이 있고 그 뒤로 폭포공원이 보이는데, 공원에는 영주사과 조형물과 화엄종찰을 의미하는 대형 화(華)가가 새겨진 입석시설물이 있습니다. 실제로 폭포공원의 분수대가 가동될 경우 그 풍경이 매우 멋질 것 같습니다. 폭포공원 위쪽에는 2018년 유네스코 세계문회유산으로 등재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에 대한 안내문이 있는데 이들은 7세기에서 9세기에 창건된 7개의 사찰(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보은 속리산 법주사, 공주 마곡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을 말합니다.

 

화엄종찰을 의미하는 화(華)자 조형물

 

폭포공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그런데 독자들은 왜 경주 불국사와 합천 해인사는 7개의 사찰 명단에 없는지 의아스러울 테지요. 실제로 경주 불국사는 1995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고, 합천 해인사의 경우 고려대장경 판전(대장경 보관전각)이 이미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어 위 리스트에는 빠진 것으로 보여집니다.

 

영주의 특산물인 사과를 파는 길거리 상가와 매표소를 지나면 반듯한 일주문이 길손을 반겨주는데, 태백산 부석사라는 현판이 붙어 있습니다. 실제로 부석사 뒷산은 봉황산(819m)이며 가까운 남서쪽에는 소백산(1,440m)이 있고 태백산(1,567m)은 상당히 먼 북동쪽에 있지만 태백산은 천제단에 제사를 지내는 우리 민족의 모산(母山)이자 영산(靈山)이어서 대사찰은 태백산이라는 이름을 차용해 사용합니다. 일주문 안쪽에는 해동화엄종찰이라는 글씨가 걸려 있군요.

사과판매장

 

일주문의 태백산 부석사 현판

 

일주문 안쪽의 해동화엄종찰 현판

 

 

 

 

 

 

조금 더 오르면 좌측에 통일신라시대의 당간지주(보물 제255호)가 있는데, 부석사에서 첫 번째로 만나는 보물입니다. 당간지주는 당(幢 : 불화를 그린 旗)을 걸었던 장대인 당간을 지탱하기 위하여 당간의 좌·우에 세우는 기둥을 말합니다. 통일신라시대의 당간지주는 현재 단 3기만 남아있다고 하네요. 당이라는 깃발은 절에서 불교의식이 있을 때 부처와 보살의 공덕을 기리거나 마귀를 물리칠 목적으로 달았던 기(旗)를 말합니다. 현재는 한쌍의 돌기둥 만이 남아 있는데, 그 높이는 4.28m에 달합니다.

당간지주(보물 제255호)

 

 

 

 

 

 

 

당간지주를 지나면 천왕문인데, 일주문을 지난 다음에 보이는 문으로 불법을 수호하는 사천왕들이 모셔져 있습니다. 사천왕들은 부릅뜬 눈과 크게 벌린 입, 발 밑에 마귀가 신음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 보는 이들을 두렵게 만드는데, 이는 악귀의 범접을 막고 절을 찾아온 중생들의 마음속에 있는 잡념을 없애주기 위함입니다.

 

 

 

 

 

 

 

석축을 올라 관광안내소가 있는 회전문을 통과하면 비로소 부석사의 진면목을 볼 수 있지요. 여기서 제일 먼저 만나는 문화재는 북지리 동서 삼층석탑(경북도 유형문화재)입니다. 통일신라시대의 석탑이라는데 보물로 지정되지 않은 게 의아스럽네요. 삼층석탑 좌측에는 종무소가 있습니다.

회전문

 

 

 

동 삼층석탑

 

서 삼층석탑

 

 

종무소

 

 

 

 

 

 

삼층석탑을 뒤로하면 봉황산 부석사라는 현판이 붙은 2층 누각인 범종루입니다. 범종루에는 통상 범종이 있어야 하지만 원래 이곳의 범종은 좌측의 범종각으로 옮기고 현재는 법고(法鼓)와 목어(木魚)만 걸려 있습니다. 범종루는 단청을 칠하지 않은 단아한 모습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범종루의 지붕은 한쪽은 맞배지붕을 하고 있고 다른 한쪽은 팔작지붕을 하고 있다는데 무척 어려운 용어로군요.

 

 

 

범종루의 봉황산 부석사 현판

 

 

범종각

 

목어와 법고

 

 

 

 

 

 

범종루를 뒤로하면 정면에 안양루가 있고 우측에는 요사채(사찰 내에서 전각이나 산문 외에 승려의 생활과 관련된 건물을 통칭하여 부르는 말)인 응향각과 장경각(불교의 경전을 적은 책이나 목판을 보관)이 있습니다. 범종루는 무량수전과 함께 부석사의 중심 건축물입니다. 정면에는 그냥 "부석사" 현판이 걸려 있는데, 그 아래에는 안양문 현판도 보입니다. "부석사" 현판글씨는 초대 대통령 이승만 박사의 친필입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안양루(安養樓)라는 큼직한 현판이 달려 있습니다. 하나의 건물에 누각과 문이라는 2중의 기능을 부여했군요. "안양"은 극락이므로 안양문은 극락세계에 이르는 입구를 상징합니다. 따라서 극락세계로 들어가는 문을 지나면 바로 극락인 무량수전이 위치한 구조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부석사 안양루

 

응향각

 

장경각

 

안양문과 부석사 현판(부석사 현판은 이승만 대통령 친필)

 

안양루

 

안양루와 석등

 

 

 

 

 

안양루 맞은편은 바로 부석사를 대표하는 무량수전(국보 제18호)입니다. 무량수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 중의 하나로 배흘림기둥으로 유명하며 한국건축의 가장 빼어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무량수전은 고려 현종 7년(1016) 원융국사가 중창하였다고 전합니다. 무량수전은 정면 5칸 측면 3칸 규모의 팔작지붕형식입니다.

 

 

부석사 무량수전 현판

 

 

 

 

 

 

 

무량수전 안에는 소조아미타여래좌상(국보 제45호)이 있는데, 고려 초기 흙으로 빚은 작품으로 상당히 정교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불상은 사찰 중 유일하게 법당 중앙이 아닌 서쪽에 모셔져 있고 정면인 남쪽을 보지 않고 측면인 동쪽을 바라보는 점이 매우 이채롭습니다. 무량수전과 안양루 사이에 있는 석등(국보 제17호)은 높이가 2.97m에 달하는 신라시대의 전형적인 팔각석등으로 상하비례와 조각이 매우 정교해 신라시대 석등 중 걸작품이라고 합니다. 무량수전 좌측에는 부석사라는 이름을 낳게 한 부석(浮石, 뜬돌)이 있지요.

국보인 소조아미타여래좌상

 

 

국보인 무량수전 앞 석등

 

 

부석

 

 

 

 

 

 

 

안양루에서 내려다보는 부석사의 여러 전각의 지붕과 멀리 보이는 소백산 능선의 풍경이 일품입니다. 이토록 멋진 조망을 보고 방랑시인 김삿갓은 “百年幾得看勝景(백년기득간승경) 백년 동안 몇 번이나 이런 경치 구경할까“라고 읊조렸겠지요. 무량수전 우측에는 통일신라시대의 삼층석탑(보물 제249호)이 있고 그 안쪽에는 의상대사의 창건설화와 관련된 인물인 선묘를 모신 선묘각이 있습니다.

 

안양루에서 내려다 본 풍경

 

보물인 삼층석탑

 

삼층석탑과 무량수전

 

 

선묘각

 

 

 

 

 

 

이제는 부석사의 가장 높은 산비탈에 자리 잡은 자인당과 조사당을 둘러볼 차례입니다. 일반인들은 부석사 경내배치도를 잘 살펴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이곳에는 국보 2점과 보물 2점 그리고 의상대사의 지팡이가 나무로 변했다는 선비화가 있기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반드시 답사할 것을 권장합니다. 삼층석탑 우측에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약 100여 미터 오르면 Y자형 갈림길인데 먼저 우측의 조사당으로 갑니다.

조사당 가는 길

 

Y자형 갈림길 이정표

 

 

 

 

 

 

조사당(국보 제19호)은 사찰에서 불교 종파의 조사(祖師) 또는 사찰의 창건주 등을 기리기 위하여 건립한 불교건축물로서 이 조사당은 의상대사의 상(像)을 모시고 있습니다. 조사당은 정면 3칸‚ 측면 1칸 규모의 작은 전각으로 고려 우왕 3년(1377)에 원융국사가 재건한 것입니다. 부석사 조사당 벽화(국보 제46호)는 모두 6점으로 우리나라의 사원벽화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합니다. 필자는 조사당 내부의 불화를 국보로 착각했는데 그림이 달라 확인해보니 원래 조사당에 있었던 이 벽화는 현재 무량수전에 보관중이라고 하지만 실물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조사당

 

 

조사당 내 의상대사 상

 

조사당 내 벽화(국보가 아님)

 

국보인 조사당 벽화(자료/문화재청)

 

 

 

 

 

 

조사당 우측 창문 앞에는 철망으로 만든 박스가 있고 그 앞에는 선비화라는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학명이 골담초인 선비화는 높이 170cm, 밑둥치 굵기가 5cm정도 밖에 되지 않은 보잘것없는 나무지만 수령 1,300년이란 나이가 쉽게 믿어지지 않는 전설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는 부석사를 창건한 의상대사가 사용하던 지팡이를 꽂아 놓은 것이 살아서 오늘까지 내려온 나무라고 전합니다. 아기를 갖지 못하는 부인들이 이 선비화의 잎을 다려 먹으면 아들을 낳았다는 속설이 전해져 아낙네들이 이 선비화 잎을 마구 따가는 바람에 나무가 많이 훼손되자 현재 3중 철책과 유리관으로 나무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의 지리책인《택리지》에 따르면 의상 대사가 죽을 때 “내가 여기를 떠난 뒤 이 지팡이에서 반드시 가지와 잎이 날 것이다. 이 나무가 말라 죽지 않으면 내가 죽지 않으리라”는 명언을 남겼다는 기록이 전합니다.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매우 귀한 나무인 선비화(수령 1,300여년)

 

 

 

 

 

 

조사당을 내려와 좌측 자인당으로 갑니다. 자인당은 선방의 용도로 사용되던 건물로 현재는 부석사에서 동쪽으로 약 1.5킬로미터 떨어진 폐사지에서 옮겨 온 석불을 이곳에 모시고 있습니다. 3점의 석불 중 좌우 양쪽의 불상은 비로자나여래좌상(보물 제220호)이며, 가운데 석불은 석가여래좌상(보물 제1636호)입니다.

 

자인당

 

자인당 불상 3점(보물)

 

 

 

 

 

 

 

조사당 우측에는 응진전이 있는데, 이 전각은 사찰에서 석가모니를 본존으로 모시면서 그 제자들(16나한)에 대한 신앙세계를 함께 묘사한 불교건축물입니다. 응진전 우측 뒤쪽의 단하각은 손에 쥐를 들고 있는 작은 나한상을 모시고 있습니다.

응진전

 

응진전 내부

 

 

단하각

 

단하각 내부

 

 

 

 

 

 

이 밖에도 부석사에는 고려각판(보물 제735호) 및 오불회괘불도(보물 제1562호)가 있는데요. 고려각판은 고려후기인 13~14세기에 제작된 삼본화엄경(三本華嚴經)의 불교 목판 총 3종 634판으로 장경각에 보존되어 있지만 실물을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오불회괘불도는 1745년 조성된 것으로 원래 부석사에는 이 괘불도가 제작되기 전인 1684년에 제작된 것이 있었으나 이를 제천 신륵사로 옮기고(현재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새로 제작했다고 합니다. 오불(五佛)의 주인공은 비로자나불, 약사불, 아미타불, 석가모니불, 노사나불이라고 하는군요. 이 괘불도는 부석사 박물관에 보관중일 것으로 추정됩니다.(필자생각)

보물인 고려각판(자료/다음 나무위키)

 

보물인 오불회괘불도

 

 

 

 

 

 

필자는 이번에 세 번째로 부석사를 찾았는데 소백산 자락길 10자락(오전리 생달마을-부석사) 답사를 위해서였습니다. 사찰 경내를 부지런히 다니며 전각과 유적을 빠뜨리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이 글을 작성하며 확인해보니 지장전, 원융국사비 승탑지, 삼성각, 관음전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른 계절에 꼭 다시 찾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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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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