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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루에 걸려 있는 김삿갓의 시 한수

 

 

 

 

 

 

경북 영주시 부석면 소재 부석사(浮石寺)는 소백산과 태백산의 사이인 봉황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는 천년고찰로 신라 문무왕 16년(676) 화엄종의 종조(宗祖)인 고승 의상대사가 왕명을 받들어 화엄의 큰 가르침을 펴던 곳으로 한국 화엄종(華嚴宗)의 근본도량입니다. 부석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한국 전통건축양식을 가장 잘 간직한 부석사는 단일 사찰로는 가장 많은 국보(5점)와 보물(6점)을 간직하고 있는 보배로운 사찰인데요. 국보는 무량수전 앞 석등(국보 제17호), 무량수전(국보 제18호), 조사당(국보 제19호), 무량수전 내 소조여래좌상(국보 제45호), 조사당벽화(국보 제46호) 등 5점이며, 보물은 자인당 비로자나여래좌상(보물 제220호), 자인당 석가여래좌상(보물 제1636호), 삼층석탑(보물 제249호), 당간지주(보물 제255호), 고려각판(보물 제735호), 오불회괘불도(보물 제1562호) 등 6점입니다.

무량수전 내 소조여래좌상(국보)

 

 

 

 

 

 

배흘림기둥으로 유명한 무량수전(국보)은 우리나라 목조건축물을 대표하며, 무량수전 내 소조여래좌상(국보)은 국내 사찰로는 유일하게 전각의 중앙이 아니라 서쪽에 위치한 채 정면이 아닌 측면(동쪽)을 향해 모서져 있는 점이 특이하고, 또 조사당(국보) 앞에는 창건주인 의상대사가 사용하던 지팡이를 꽂아 자랐다는 1,300여년의 선비화가 있습니다.

무량수전(국보)

 

 

 

 

 

 

그런데 이곳에 방랑시인 김삿갓의 명시가 있음을 아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김삿갓(1807-1863)의 본명은 김병연, 호는 난고, 별호는 김삿갓입니다. 1807년 경기도 양주에서 태어난 김삿갓은 순조 11년(1811) 홍경래의 난이 일어났을 때 당시 선천부사였던 조부 김익순이 홍경래에게 항복한 후 역적으로 몰려 폐족처분을 받아 영월로 옮겨와 은둔생활을 했습니다.

영월 김삿갓 문학관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그의 모친은 조부의 사연을 숨긴 채 아들에게 글을 가르쳤고 김삿갓이 20세 되던 해 영월 동헌에서 개최된 백일장에 응시하여 김익순을 비판하는 글로 장원이 되었습니다. 후일 김익순이 조부라는 사실을 알고는 자책과 통한을 이기지 못하여 22세에 집을 나서 방랑생활을 하면서 서민들의 애환을 시로 표현해 조선시대 서민문학의 큰 틀을 확립했습니다. 1863년 전남 화순에서 작고하였으며, 3년 후 둘째 아들이 묘소를 영월로 옮겼습니다.

김삿갓 묘소(영월)

 

 

 

 

 

 

김삿갓의 시는 무량수전과 함께 부석사의 대표적 건축물인 안양루에 걸려 있는데 안양루 2층 누각은 출입금지로 바깥에서는 시가 보이지 않고 이에 대한 안내문도 없기 때문에 부석사를 꼼꼼하게 살펴보는 이들도 그냥 지나치기 쉽습니다. 김삿갓의 명시는 무량수전 앞 석등이 있는 곳에서 누각 안쪽을 살펴보면 우측에 걸려 있습니다. 그는 이곳 안양루에 올라 "백 년 동안 몇 번이나 이런 경치 구경할까"라고 읊조렸는데 부석사 가람의 배치 뒤로 멀리 펼쳐지는 소백산 능선을 바라보며 그가 느꼈을 감회를 상상해 보면서 부석사는 과연 천하의 명당자리에 있음을 실감합니다. 그럼 김삿갓의 시를 감상해 볼까요?

안양루의 부석사 현판(이승만 대통령 친필)

 

김삿갓의 시가 걸려 있는 안양루(동그라미의 안쪽)

 

 

김삿갓의 시는 우측 꽅에 있음

 

 

 

 

 

 

 

[부석사]

 

平生未暇踏名區(평생미가답명구)

평생에 여가 없어 이름난 곳 못 왔더니

 

白首今登安養樓(백수금등안양루)

백수가 된 오늘에야 안양루에 올랐구나

 

江山似畵東南列(강산사화동남열)

그림 같은 강산은 동남으로 벌려있고

 

天地如萍日夜浮(천지여평일야부)

천지는 부평같아 밤낮으로 떠 있구나

 

風塵萬事忽忽馬(풍진만사홀홀마)

지나간 모든 일이 말을 타고 달려온 듯

 

宇宙一身泛泛鳧(우주일신범범부)

우주간에 내 한 몸이 오리마냥 헤엄치네

 

百年幾得看勝景(백년기득간승경)

백년 동안 몇 번이나 이런 경치 구경할까

 

歲月無情老丈夫(세월무정노장부)

세월은 무정하다 나는 벌써 늙어 있네

 

 

 

김삿갓을 매료시킨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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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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