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가 몽골의 침입에 대항해 세운 도읍터, 강화 고려궁지

 

 

 

 

 

 

 

고려궁지의 외규장각(좌)과 강화유수부 동헌(우)

 

 

 

 

 

인천광역시 강화군 강화읍 관청리 소재 고려궁지(사적 제133호)는 고려가 고종 19년(1232) 몽골군의 침입에 대항하기 위하여 최우의 권유로 왕도를 천혜의 요새인 강화도로 옮겼는데 이때 옮겨진 도읍터입니다. 고려궁지는 원종 11년(1270) 개성으로 환도할 때까지 39년간 고려의 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고려궁지는 송도궁궐과 비슷하게 만들어 졌고, 궁궐뒷산 이름도 송악이라하여 왕도의 제도를 잊지 않으려 했습니다. 1636년 병자호란으로 강화성이 함락되는 등 수차례의 전란을 겪으면서 궁궐과 성은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이곳에 행궁과 강화유수부 건물 및 외규장각을 건립해 많은 장서와 문서를 보관했으나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이 책과 서류를 약탈해갔으며 많은 건물이 불탔습니다.

 

 

 

 

 

 

① 고려 궁궐의 정문인 승평문

 

고려궁지 앞에는 관리사무소가 있고 돌계단 위에는 고려궁궐의 정문인 승평문이 있습니다. 승평문은 고려궁궐의 정남쪽에 있던 문으로 개경으로 환도하면서 허물어졌던 것을 1970년대 복원했습니다. 승평문을 들어서면 고려궁지의 연혁과 고려 및 조선시대의 변천사에 대한 안내문이 세워져 있지요.

고려궁지 관리사무소

 

 

 

 

 

뒤돌아본 승평문

 

승평문에서 내려다 본 관리사무소

 

 

 

 

 

 

② 강화수령이 집무를 보던 강화유수부 동헌

 

승평문을 들어서면 우측에 큰나무 한그루가 보이는데 바로 수령 400년이 지난 보호수 느티나무입니다. 큰나무라는 표기와 깔끔하게 만든 보호수 안내문이 참 보기 좋습니다. 느티나무 뒤쪽에 명위헌(明衛軒) 현판이 걸린 건축물은 강화유수부 동헌입니다.

보호수 느티나무

 

 

 

 

 

강화유수부 동헌은 오늘날 군청과 같은 기능을 담당했던 관아 건물로 당초 건물은 남아 있지 않고 현재의 건물은 1638년(인조 16)에 개수한 것이며, 그 뒤 퇴락한 것을 1977년 복원한 것입니다. 앞면 8칸·옆면 3칸의 규모로, 지붕 옆면이 여덟 팔(八)자 모양인 팔작지붕집입니다. 명위헌(明威軒) 현판은 당시의 명필이자 학자인 백하 윤순(1680∼1714)의 글씨입니다. 동헌 내부는 강화유수가 집무를 보는 장면을 재현해 놓았군요.

 

 

 

 

 

외규장각에서 본 동헌

 

 

 

 

 

③ 왕실관련서적을 보관하는 제2도서관인 외규장각

 

외규장각은 1782년 왕실관련 서적을 보관할 목적으로 강화도에 설치한 규장각의 부속도서관으로 한성에 있는 규장각을 내규장각, 강화에 있는 규장각을 외규장각이라고 했습니다. 외규장각에는 주로 역대 왕들의 글과 글씨, 어람용(왕이 직접 보는) 의궤 및 주요 서적, 왕실 관련 물품 등을 보관했지요.

 

 

 

 

 

 

 

 

 

 

1866년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군에 의해 외규장각 의궤를 포함한 359권의 서적이 약탈되고 수천 권이 불에 타 소실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후 프랑스 파리 국립도서관에 외규장각 도서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한국정부는 이 도서들에 대한 반환을 추진해 온 결과 프랑스는 2010년 한국 정부의 공식요청에 5년 단위로 갱신하는 임대방식으로 반환에 합의해 145년 만에 우리나라로 돌아왔습니다. 외규장각 안에는 고려궁지와 외규장각 역사, 기록문화의 꽃인 의궤, 빼앗긴 보물인 외규장각 도서에 대한 자세한 기록 등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④ 국가보물로 지정된 강화 동종

 

강화동종은 강화산성 성문을 열고 닫을 때 사용했던 종으로 강화산성 남문에 걸려 있던 종입니다. 숙종 14년(1688)에 처음 만들었지만 균열이 생겨 숙종 37년(1711) 다시 만든 것입니다. 이 종은 1977년 고려궁지로 이전되었으나 1999년 균열로 인해 타종을 못하게 되자 강화역사박물관으로 옮겨 보관하고 이곳의 종은 복제해 설치한 것입니다. 종각 위쪽에는 수령 437년의 보호수 회화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습니다.

강화부종각

 

 

보호수 회화나무

 

 

 

 

 

 

 

⑤ 강화유수부 6방 중 이방의 집무실인 이방청

 

강화부종각 아래쪽에 있는 건물은 강화유수부 이방청입니다. 이는 조선후기 강화유수부의 6방(이방·호방·예방·병방·형방·공방) 중 하나인 이방의 관청입니다. 한식 목조 단층기와집으로 ㄷ자형인데, 온돌방이 8칸이고 우물마루로 된 청마루가 12칸이며 부엌이 1칸으로 모두 21칸입니다. 지금의 건물은 1654년(효종 5)에 건립한 것을 1783년(정조 7)에 중수했습니다.

이방청 입구

 

 

 

 

 

도로에서 본 이방청

 

 

 

 

 

 

사적의 명칭은 고려궁지이지만 실제 이곳에 복원된 건축물은 모두 조선시대 것입니다. 고려왕의 이궁이 있었던 곳은 모두 전쟁의 참화로 소실되어 그 유적을 찾아 복원할 수 없는지 매우 안타깝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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