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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양벌판에서 본 신선대 구름다리

 

 

 

 

 

지리산둘레길은 국립공원 지리산이 품고 있는 5개 시군(전북 남원, 전남 구례, 경남 하동.산청.함양)의 120개 마을을 잇는 21개 코스, 300km의 장거리 도보길입니다. 이 길은 지리산 곳곳에 걸쳐 있는 옛길, 고갯길, 숲길, 강변길, 논둑길, 농로길, 마을길 등을 연결해 트레킹이 가능하도록 환형으로 조성하였습니다.

 

 

 

 

 

14코스(대축-원부춘)는 하동군 악양면 축지리 대축마을을 출발해 평사리 동정호를 거쳐 화개면 부춘리 원부춘마을을 잇는 8.5km의 도보길입니다. 악양천을 가로지르는 축지교를 건너 입석마을로 가는 길은 두 갈래인데, 좌측으로 평사리 들판을 거쳐 갈 경우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에 등장하는 최참판댁을 볼 수 있는 반면, 우측의 악양천 강둑길로 갈 경우 거리가 다소 짧습니다. 어느 길을 선택해도 악양 들녘의 넉넉함을 품고 가며, 입석마을을 지나 성제봉(형제봉) 능선을 넘는 길은 해발 고도 약 750m까지 올라야 하는 힘든 여정입니다.

 

 

 

 

14코스의 들머리는 악양면 축지리 대축마을입니다. 대축마을은 변한시대 낙노국이었던 곳으로 마을의 역사가 매우 깊습니다. 마을 이름에 소축(丑)자가 들어간 것을 감안하면 소를 닮은 둔덕에 있는 마을을 뜻할 것입니다. 이곳은 악양 대봉감의 시배지이며, 천연기념물인 수령 600여년의 문암송이 있어 예로부터 사람들은 전쟁이나 위기에 처했을 때 문암송의 바위가 열려 피난처가 되어줄 거라 믿어왔다는데, 지금도 백중날에 문암대제를 올리며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합니다.

대축마을 표석

 

 

참고/하동 축지리 문암송

 

 

 

 

대축마을에서 바라보는 북서쪽의 형제봉과 신선대 구름다리 능선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대축마을을 알리는 늠름한 표석이 있는 Y자형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조금 들어서면 축지소나무 밑에 황토빛의 벅수(마을 어귀나 다리 또는 길가에 수호신으로 세운 사람 모양의 형상)가 이방인을 맞이합니다. 이 벅수는 지리산 둘레길의 기종점을 알리는 공식 조형물입니다.

대축마을 표석 뒤로 보이는 형제봉과 신선대 구름다리 능선

 

지리산 둘레길 공식 조형물인 벅수

 

 

 

 

 

벅수를 뒤로하고 악양생활체육공원 방면으로 갑니다. 원래 둘레길은 대축마을표석이 있는 곳에서 축지교를 건너 악양천의 좌측 둑방길로 가야하지만 현재 악양천변에는 공사가 한창이어서 통행할 수 없기에 임시로 조성된 길을 따라 가는 것입니다. 대축보다 작은 마을인 소축마을 표석을 지나 하신대 버스정류장에서 좌측의 논길로 접어듭니다. 9월에 접어들어 하늘은 상당히 높아져서 전형적인 가을의 풍경을 보여주고 있지만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쏟아지는 햇살이 매우 따갑습니다.

둘레길 우회로(자료/지리산 둘레길 홈페이지)

 

공사중인 악양천

 

소축마을 표석

 

악양들판의 농로길

 

 

 

 

 

악양 성두 면단위 하수처리시설 설치사업장을 지나 악양천으로 흘러드는 신성천의 다리를 건넌 후 악양천에 놓인 아취형 교각이 멋진 다리를 건너 악양천변을 걷습니다. 다리 위에서 남서쪽을 바라보면 섬진강 너머 광양의 명산인 백운산(1,222m)이 삼각형 모양으로 우뚝합니다. 이곳에서는 성제봉 능선의 신선대 구름다리를 더욱 가까이에서 볼 수 있군요.

악양천변의 아취형 다리

 

악양천 뒤로 보이는 광양 백운산의 위용

 

악양천 뒤로 보이는 이름 모를 산봉들

 

 

 

 

 

악양천으로 흘러드는 하덕천을 만나 우측으로 갑니다. 이제부터는 임시코스가 아니라 정상적인 길입니다. 대축마을 뒤로 보이는 가장 높은 봉우리는 아마도 구재봉(774m)이겠지요. 철제 대형 비닐하우스를 지나면서 바라본 백운산은 여전히 여행자의 길잡이가 됩니다.

악양천으로 흘러드는 하덕천

 

대축마을 뒤로 보이는 구재봉(?)

 

멀리 보이는 백운산

 

 

 

 

 

입석하덕버스정류장에서 1003번 지방도로를 횡단하면 하덕마을과 입석마을 표석이 동시에 나타납니다. 입석마을은 입석리 마을 뒤 논바닥에 선돌이 있어 마을이름으로 굳어졌으며 마을의 표시 혹은 경계로 삼았고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낸 곳입니다. 입석마을 표석을 뒤로하고 안으로 진입합니다. 도로변 건물에는 올빼미 형상의 동물조형물이 있는데 올빼미의 눈을 자전거 바퀴로 표현한 게 예술적인 감각이 있어 보입니다.

하덕마을 표석

 

입석마을 표석

 

 

올빼미 형상의 조형물

 

 

 

 

 

오래된 돌탑이 있는 곳에는 수령 340년이 지난 보호수 푸조나무가 우람한 위용을 과시하고 있네요. 조금 더 가니 입석마을 작은 미술관 “이용우 게으른 농부뎐”이 있습니다. 현재 내부 공사중이라고 하는데 미술관 옆에는 농부와 선돌이 조화를 이루고 있군요.

오래된 돌탑

 

보호수 푸조나무의 위용

 

 

작은 미술관 "이용우 게으른 농부뎐"과 선돌

 

 

 

 

입석마을을 뒤로하자 오르막길이 계속됩니다. 뒤돌아보면 입석마을이 포근하게 자리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부춘마을에는 지리산 둘레길 안내지도가 잡초로 반쯤 묻혀 있습니다. 도로변 감나무에는 어느 새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더군요. 기와집 마당에 널어둔 빨래는 9월의 태양아래 잘 마를 것입니다. 입석상저수지 옆을 지나 신선대 구름다리를 보면서 서서히 고도를 높입니다. 여기서도 광양 백운산과 섬진강의 모습이 아련하게 조망됩니다.

뒤돌아본 입석마을

 

 

감나무

 

기와집과 빨래

 

입석상저수지

 

백운산과 섬진강

 

 

줌으로 당겨본 섬진강

 

뒤돌아본 악양들판

 

 

 

 

 

울창한 대나무 숲을 지나면 큰 나무 두 그루 옆에 지리산 둘레길 인증 스탬프 함이 있으니 놓치지 말아야합니다. 드디어 도로가 끝나고 숲길로 진입합니다. 길은 흙길이어서 위험하지는 않지만 경사도가 매우 급한 깔딱고개길입니다. 대축마을에서 4.8km 지점인 윗재에 도착합니다. 오늘 코스 중 가장 힘든 고개까지 오른 것입니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해발고도 900m의 신선대 구름다리가 나오고, 좌측으로 가면 신선봉(586m)을 거쳐 고소성으로 이어집니다.

울창한 대나무 숲

 

 

지리산 둘레길 스탬프 함

 

숲길 입구

 

숲길입구 공식 이정표

 

숲길

 

윗재 이정표

 

 

 

 

 

 

우리는 고개를 넘어갑니다. 이제부터는 깔딱 오르막이 끝나고 산허리를 돌아가는 길이 한참동안 이어집니다. 좌측으로 터진 공간에 서서 섬진강 너머 이름 모를 산의 능선을 바라봅니다. 능선 우회로이지만 간간이 나타나는 오름길은 숨을 헐떡이게 만들지요. 송림지역을 지나 바위를 넘으니 목적지인 원부춘까지 2.4km가 남았다는 이정표룰 보고는 생기를 되찾습니다.

섬진강 너머 산세

 

오르막 길

 

송림지역

 

 

조릿대 지역

 

 

 

 

 

조릿대 군락지를 지나자 이제부터는 내리막 일변도의 길이어서 고생이 끝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드디어 민가가 보이고 부춘 계곡 맞은 편 산세가 길손을 환영합니다. 마을 골목길을 돌아가면 목적지인 원부춘 마을회관입니다. 토착주민들은 부춘을 “부치동” 또는 “불출동”으로 부르고 있는데, 다음과 같은 지명유래가 있습니다. 하나는 마을이 형제봉 아래 산허리에 매달리듯 붙어 있다하여 부치동이라 했다는 설, 둘째는 고려시대때 원강사라는 큰절이 있어 부처골이라 하다가 이게 변하여 부춘이 되었다는 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고려 때 한유한 선생이 이 마을에 숨어 살아 생긴 지명이라 는 설이 있습니다.

뒤돌아본 내리막

 

돌계단 지역

 

처음 만난 민가

 

부춘 계곡 맞은편 풍경

 

 

원부춘 마을회관

 

 

 

 

 

오늘 약 9km를 걷는데 3시간 45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일기예보상으로는 이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섭씨 27도였지만 실제로 체감기온은 30도가 넘어 보였습니다. 특히 성제봉(1,108m)과 신선봉(586m) 능선을 넘는 해발고도가 803m(GPS기록)였고 경사가 매우 급한 깔딱이어서 힘든 발걸음이었습니다. 이번 코스는 둘레길이 아니라 완벽한 등산코스였거든요.  필자 개인적으로는 지리산 둘레길 21개 코스 중 지난 해 봄 코로나 자가격리로 불참한 이번 코스를 보충하게 되어 앓던 이가 빠진 듯 개운한 기분입니다.

 

 

《지리산 둘레길 14코스 개요》

 

▲ 일자 : 2023년 9월 6일 (수)

▲ 코스 : 대축마을-악양천-입식마을-부춘마을-윗재-원부춘마을

▲ 거리 : 9km

▲ 시간 : 3시간 45분

▲ 안내 : 정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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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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