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충원(구 동작동 국립묘지) 정문으로 진입하여 경내의 순환도로를 따라 가다가 장군묘역과 대한독립군 유공자 위령탑을 지나면 우측에 호국 지장사 표석이 보인다. 수령 약 330년의 보호수 느티나무를 지나면 지장사이다.
호국 지장사 입구
보호수 느티나무
지장사가 자리한 곳은 일찍이 이승만 대통령이 들렀다가 "만일 이곳에 절이 없었다면 내가 묻히고 싶은 땅"이라고 했다는 일화가 전할만큼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전쟁이후 이승만 대통령은 사찰측의 양해아래 사찰 소유의 땅 36만평을 수용해 43만평(143만㎡)규모의 국립묘지를 조성하였다.
지장사는 신라 말 풍수지리설에 뛰어났던 도선(道詵) 스님이 창건하였다고 한다. 도선스님이 북쪽으로 만행을 하다가 한강 언덕에 이르러 둘러보니 서기가 퍼져 나오는 곳이 있었다. 그래서 그곳에 가보니 칡덩굴이 엉켜지고 약물이 샘솟는 명당이므로 토굴을 짓고 갈궁사(葛弓寺)라 했다는 것이다.
한국전쟁 이후 국립묘지가 들어서자 수많은 유가족들이 호국영령을 위해 기도하는 사찰이 되었다. 그 뒤 1983년에는 혜성(慧惺) 스님이 주지로 부임하여 국립묘지에 안치된 호국영령들이 지장보살의 원력으로 극락왕생하도록 기원하는 뜻에서 절 이름을 호국 지장사(護國地藏寺)로 다시 바꾸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호국지장사라는 절 이름에 어울리게 현재 절에는 지장보살입상을 중심으로 2500여 좌(座)의 지장보살을 봉안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조선 후기의 재상으로 이름 높았던 오성 이항복(李恒福)과 한음 이덕형(李德馨)이 소년시절 머물면서 공부한 곳이기도 하다. 이 시절의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이야기책의 한 꼭지가 되기도 했다.(자료 : 한국관광공사)
대웅전. 지장전, 능인보전, 극락전, 삼성각 등의 전각이 있으며, 능인보전에는 고려시대 초기의 철조여래좌상이 봉안되어 있다. 이 철불은 왼손에 약그릇을 쥐고 있는 약사여래불로, 모든 중생의 병을 잘 고쳐주는 약사여래의 가르침을 가장 잘 실천한 자는 조국을 위해 몸바친 호국 영령들이라고 지장자 주지 도서스님은 말한다.
매년 6월 호국보훈의 달이 지나면 현충원도 썰렁하고 지장사를 찾는 발길도 거의 끊긴다고 한다. 매달 음력 18일 절에서 자체적으로 추모제를 놀리는데, 참석자가 적어 사찰에 모신 155위의 호국영령들의 위패를 마주하기가 무척 부끄럽다는 것이다.
국립현충원에 들러 155,000명의 영령들을 보면 삶과 죽음의 의미가 무엇인지, 인간은 어떻게 죽어야하는 지를 무언으로 말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친북좌파사상에 물든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이들이 정치를 좌지우지하며, 자살이 미화되는 세상이니 참으로 어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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