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말에 개봉되어 2006년 3월초 "태극기 휘날리며"의 관객동원기록(1,174만명)을 깬 영화 "왕의 남자". 이 영화는 배우 이준기를 스타덤에 올려놓기도 하였지만 광대역을 맡은 배우 감우성의 신들린 듯한 줄타기 연기가 일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설마 감우성이 직접 줄타기연기를 했다고 믿지는 않으시겠지요?
그 감우성의 줄타기 대역을 한 사람이 바로 외줄타기의 달인 권원태 씨입니다. 부산출신인 권원태(1967년 생) 씨는 안성남사당 바우덕이 풍물패 어름산이로 제1회 세계줄타기대회에서 우승하였고, 지난 해 5월에는 "하이 서울 페스티벌"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한강 건너기 대회에서 신기록을 세우며 횡단에 성공한 줄타기의 명수입니다.
그 권원태 씨가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열린 설맞이 행사에서 줄타기 공연을 합니다. 2008년 2월 8일(금) 오후 세시. 먼저 황색 두루마기를 걸친 소리꾼 한 명이 무대에 올라 구수한 재담을 늘어놓기 시작합니다. 그러더니 진도 아리랑을 구성진 목소리로 부릅니다. 심청전 중 한 대목을 읊조린 후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이 무대 위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공연장의 모습
재담꾼 겸 사회자인 황색두루마기 공연팀 공연시작 전 모여든 인파
한옥마을의 중앙광장에는 그야말로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많은 관객이 모였습니다. 관람하기 좋은 계단에는 이미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그리고 전문가용 카메라를 소지한 사진작가들이 가장 목 좋은 곳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주변을 어슬렁거리다가 조금 늦게 도착한 아마추어들은 카메라를 들이밀 공간마저 여의치 않습니다.
인파의 물결 무대위로 올라가는 권원태 씨
드디어 권원태 줄꾼이 한 마리 다람쥐처럼 사뿐하게 줄 위로 올라가 끝에 섭니다. 한 손에 부채를 들고 쉬운 동작부터 선보입니다. 처음에는 앞으로 걸어서 왕복하더니 다음에는 뒷걸음으로 걷습니다. 앉은뱅이처럼 무릎으로 건너기도 하고 줄을 걸터앉아서 가기도 합니다. 또 한 한발을 들고 잘도 갑니다.
외줄의 끝에 서서 마이크를 조절하는 달인 줄타기 시작 동작 한 발을 든 묘기 무릎으로 건너는 묘기 다리사이로 줄을 타는 모습 뛰어 오르는 묘기
황색두루마기와 함께 주고받는 재담에 관객들은 폭소를 자아냅니다. 이제 기본적인 동작이 끝나고 고난도의 공연만 남았습니다. 먼저 "왕의 남자"에서처럼 줄 위로 높이 뛰어 오른 후 다리사이로 사뿐히 내려앉는 동작을 반복합니다. 마지막으로 줄 위로 뛰어 오른 후 몸을 180도로 돌려 내려옵니다.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와 함께 공연이 끝납니다.
방향을 바꾼 모습 방향을 회전하는 모습 뛰어 내리는 모습 두 다리를 힘껏 벌린 모습
쌀쌀한 기운이 감도는 야외공연장을 사람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갑니다. 이 와중에도 지금 입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남산골한옥마을은 설날 연휴를 뜻 깊게 보내려는 시민들로 온 종일 붐빕니다.(2008. 2. 8).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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