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일일연속극 <바람불어 좋은날>의 장만세와 강상준의 연애전선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둘이 상준의 별장으로 밀회를 즐기려 갔다가 현장을 불쑥 방문한 상준의 어머니에게 발각된 것입니다. 만세는 지난번 피부미용실에서 까칠하게 구는 어떤 아줌마와 입씨름을 벌였는데 그 아줌마가 바로 상준의 모친이었던 것입니다. 세 사람의 심경을 독백형식으로 정리합니다.
▲ 공주병 환자 만세(서효림 분)의 독백
이게 도대체 꿈인가? 생시인가? 엄마, 나 한번 꼬집어 봐! 정말 돌아버릴 것 같아! 피부미용실의 그 잘난 체 하던 아줌마가 남자친구인 상준의 어머니라니! 왜 나에게 이런 가혹한 일이 일어난단 말인가! 여자관계가 복잡한 상준에게 앞으로 다른 여자에게는 절대로 눈을 돌리지 안겠다는 각서까지 받아두고 이제 본격적으로 그를 내 남자로 만들기 위한 첫 번째 시도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정말 말도 안 돼!
상준이 누구인가! 잘 나가는 웰빙유업의 후계자가 아닌가! 식약청 과장으로 생활이 빠듯한 부모님과 언제나 발명한다고 노력하지만 실패를 밥먹듯 하는 민국 오빠에게 내가 시집을 잘 가서 도와주겠다고 큰소리 뻥뻥 쳤는데, 이 모든 것이 물거품이란 말인가! 내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살겠다는 공주의 꿈은 정녕 사라진 것인가!
피부미용실의 일은 생각할수록 정말 어이가 없다. 내가 종업원에게 이태리에서 수입한 해초팩을 사용해 보고 싶다고 했을 때 상준 엄마가 나에게 된장녀가 어쩌고 하면서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면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말만하지 않았더라도 내가 그녀를 톡 쏘아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원인은 자신이 제공해 놓고 별장에서 나를 버러지 보듯 하다니 너무 속상하다. 밥을 먹을 수도 잠을 잘 수도 없다. 가족에게 말을 할 수도 없다. 상준이 만나자고 하는데 무슨 말을 하려나! 설마 절교를 선언하는 것은 아니겠지. 아! 앞으로 어찌해야 할지 몰라 정말 미치겠다.
▲ 재벌기업 후계자 상준(강지섭 분)의 독백
왜 어머니는 나의 청춘사업에 매번 방해만 한단 말인가! 지난번에도 2층 내방에서 만세와 키스를 하려는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나 방해하더니, 이번에는 별장에까지 소문도 없이 나타난단 말인가! 만세가 만든 요리를 맛있게 먹은 후 침대로 가서 하필 콧대 높은 만세와 키스를 하려는 그 순간에 말이다. 사실 난 오는 여자 막지 않고 가는 여자도 붙잡지 않지만 만세만은 꼭 붙잡아 두고 싶은 여자인데 어머님이 뭔가 단단히 오해하신 모양이야!
물론 내가 스터디한다고 어머니에게 거짓말하고 여자친구를 별장으로 데리고 온 것은 잘 못된 것이지만 그래도 만세를 쫓아 낸 것은 너무했어! 걔도 인격이 있는데. 사실 난 대학공부를 열심히 하든 안 하든 어차피 웰빙유업은 내 차지가 될텐데 뭐가 문제야? 어머니는 아들의 마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지금 내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만세와의 관계를 정리하지 않으면 모자관계를 끊겠다고 협박하는데 세상에 어머니와 아들관계를 끊겠다는 게 말이나 돼? 외출금지에 학교도 가지 말라고?
그래도 내 편이 되어 주는 아버지가 계셔서 다행이야. 그런데 아버지마저도 만세가 자기 아버지가 웰빙유업 회장이라고 한 것은 배경을 보고 만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다니. 만세는 그런 애가 아니거든. 아버지가 어머니를 설득해 본다니까 한번 기대해 볼까! 어머니가 만세를 오해했을 테니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해결해야 하겠어! 아무래도 당분간 만세를 만나지 말아야겠어! 아, 만세가 보고 싶어 미치겠다.
▲ 상준 어머니 차연실(나영희 분)의 독백
상준이 이놈, 세상에 이런 못난 놈이 있나! 그래 나에게 공부한다고 해 놓고 천박한 사기꾼계집애하고 놀아나? 그런데 어디 계집애가 없어서 그 된장녀, 사기꾼, 싸가지, 꽃뱀, 사이코 같은 애하고 놀아? 내 앞에서 거짓말한 애한테 네가 편을 들어? 이놈의 자식, 당장 그 계집애하고 관계를 정리하지 않으면 모자간의 관계를 끊을 것이다.
너와 네 아버지는 내가 만세를 오해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처럼 당돌하고 발랑 까진 계집애는 본적이 없다. 피부미용실에서 그 애가 나에게 뭐라고 한 줄 알기나 해? 호박에 줄치면 수박 되느냐고 하면서, 비싼 팩 바르면 주름에 모두 끼고 말 것이며, 비싼 팩을 발랐으니 말도 비싸게 하라고 충고하더라. 그리고 자기의 아버지가 웰빙유업 회장이라고 사기를 치더라!
앞으로 상준이 이놈이 정신차리지 않으면 기업도 물려주지 않으련다. 그런 꽃뱀 같은 계집애 하나 구별 못하는 놈에게 웰빙유업을 맡기려했다니 정말로 기가 막힌다. 바보, 천치, 머저리 같은 놈! 남편마저 상준이가 그 애 때문에 마음 고생 많이 했다는 게 말이 돼? 장대한 팀장은 회사를 위해 못하는 일이 없는데 상준이 이놈은 언제 정신을 차리려나. 그 못된 계집애도 나쁘지만 상준이 이놈 생각만 해도 분해서 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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