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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둥 역의 천정명


▲ 용두사미로 끝난 동녀의 복수

동녀(한지혜 분)는 아버지 성초시(강신일 분)의 기일을 맞아 아버지를 죽인 원수인 전 용천고을현감(이명수 분)을 수소문해 단총을 겨눕니다. 먹을거리가 없는 현감과 삼월(이지수 분)이는 아래적이 왔다는 말에 돈을 던져 줄 것으로 생각하고는 복면의 아래적을 반기는 모습이 한편의 코미디입니다. 

동녀는 현감에게 누구의 지시를 받고 아버지를 죽였는지 묻습니다. 목숨을 부지하기에 급급한 현감은 김 진사(최종환 분)의 지시에 따라 그랬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그런데 옆에 있던 삼월이가 김 진사는 오히려 성초시 훈장을 살리려 했다고 반박합니다. 삼월은 김 진사의 하녀였지만 불쌍하게 된 처남 현감의 수발을 들도록 보내졌는데, 현감의 아이를 임신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반감이 많은 듯 합니다. 사실 현감은 노름에 빠져 삼월의 노비문서를 내놓고 조선달과 내기를 했으니 감정이 좋을 리가 없지요.

그럼에도 삼월은 현감을 죽이면 뱃속의 아이는 아비 없는 자식이 된다며 살려달라고 애원합니다. 동녀의 눈에서 살의는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단총을 들고 있는 모습도 어정쩡합니다. 달이가 다부진 모습으로 아래적에 가담한 것과는 무척 대조적입니다. 그녀는 결국 지금까지 자신을 도와준 김 진사가 아버지 죽음에 관련되지 않음을 확인한 후 총으로 김 진사의 면상을 내리치고는 사라집니다. 하인인 만덕에게 단총을 준비하라고 지시하던 그 기개는 던져버리고 그녀의 복수는 이렇게 용두사미로 끝나고 맙니다.



 

▲ 공 포교의 악행이 천둥의 반항심리를 일깨울까?

9회부터 성인연기자로 교체된 후 가장 어정쩡한 인물이 바로 천둥(천정명 분)입니다. 그는 동녀 상단의 여곽에서 행수로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새 늠름한 청년으로 자라나 김 진사는 그를 역관으로 만들어 신분세탁을 한 후 딸 금옥의 배필로 생각할 정도입니다. 천둥은 아래적에 가담하였던 도갑(임현성 분)이 죽고 장꼭지(이문식 분)마저 아들의 원수를 갚는다며 부상을 당하자 강 포수(권오중 분)를 찾아가서 한갓 도적 떼로 어찌 세상을 바꾸느냐면서 그에게 침을 뱉었으며, 옛날 총질을 배우던 천둥이 아니라고 어깃장을 놓았습니다. 도대체 그가 한 일이라고는 귀동(이상윤 분)과 짝패로서의 우의를 돈독히 한 것말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민중사극의 주체가 되어야 할 천둥이 이렇게 한발 비켜서서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앞으로 극적인 반전을 노린 작가의 노림수인가요?    

천둥은 생부가 살아있다는 말에 막순(윤유선 분)과 함께 이 참봉 댁으로 가서 유산으로 5만냥의 환표(오늘날의 어음과 유사)를 받아 옵니다. 그는 솔직히 유산에는 관심이 없었거든요. 그는 생부를 만났지만 전혀 닮지 않아 혈육으로서의 정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친부인 김 진사를 이토록 가까이에서 자주 보면서도 지금까지 혈육의 정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 합니다. 



죽었다던 강 포수가 아래적의 수괴임을 포청에 밀고한자는 이외로 강포수와 총포거래를 했던 양주 민둥이파의 수하입니다. 이 사실을 안 외눈박이(민둥이파 패두)는 밀고자를 압송하는 길목을 지켜 섰다가 날카로운 표창을 던져 그를 죽이려 합니다. 마침 이곳을 지나던 천둥이 무리들을 해치우고 부상당한 자를 포도청으로 데리고 갑니다. 그런데 천둥은 이곳에서 공 포교(공형진 분)를 만난 것입니다. 탐관오리의 전형을 보여주는 공 포교는 천둥의 소지품을 모두 꺼낸 후 5만냥의 환표를 보고는 눈이 뒤집힙니다. 공 포교는 포졸들 저녁 값으로 잔돈 5냥만 내 놓으라고 하지만 천둥이 응할 리 없지요.

천둥은 자신을 포박하려는 포졸들을 제압하지만 공 포교가 총을 들이 대니 어쩔 도리가 없어 결국 천둥은 포승줄로 묶여 구류간으로 갑니다. 공 포교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는 환표에서 300냥만 떼어달라고 하지만 천둥은 거절합니다. 돈을 내라는 구류간 옥졸(?)에게 돈이 없다고 하자 그는 천둥을 구타한 후 제일 독한 방으로 안내합니다. 자칭 마왕(감방장)이라는 자가 신고를 받으려고 수작을 부리네요. 천둥은 이들을 단숨에 제압한 후 "이놈들! 하늘이 무섭지 않느냐. 포졸이나 옥졸이 뜯어먹는 것은 어쩔 수 없더라도, 같은 죄수들끼리 무슨 원한이 있어 이리도 못된 짓을 하느냐?"고 일갈합니다.

천둥이 구류간에 있음을 안 귀동은 즉시 달려옵니다. 천둥은 귀동에게 "포도청은 도둑을 잡는 곳이 아니라 도둑을 만드는 곳"이라며 이(齒)를 갑니다. 귀동이 마당으로 나오자 공 포교는 포졸들에게 훈련을 시키고 있다가 대적할 사람은 나오라고 큰소리칩니다. 귀동이 앞에 나서 공 포교를 묵사발을 만들어 버리고는 목도(木刀)를 겨눈 채 "개자식아!"라고 소리칩니다. 천둥을 도둑으로 몬데 대한 반감이지요. 사실 공 포교는 귀동의 직속상관이지만 귀동의 아버지 때문에 그를 함부로 다루지 못하는 처지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상사를 개자식이라고 욕을 했으니 공 포교가 어찌 나올지 궁금합니다.

문제는 이번의 사건이 천둥의 내재된 반항심리에 어느 정도 불을 집혔느냐 하는 점입니다. 도둑을 잡아야 할 포도청에서는 무고한 백성을 도둑으로 몰아갑니다. 귀동도 오래 전부터 포도청과 그 위 나리들이 왕두렁패와 손잡고 재물을 빼돌리는 한심한 세태에 분개한바 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짝패인 천둥과 귀동은 의기투합하여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분연히 일어설지 두고 보렵니다.


 

▲ 천둥이 친자임을 알게된 김 진사의 분노

서당에서 동문수학했던 친구 성초시의 기일을 맞아 묘소에 갔던 김 진사는 절을 하는 천둥의 목덜미에서 붉은 반점을 발견합니다. 그는 유모 막순이 처음 반점을 보고 호들갑을 떨던 때부터 성장한 귀동이 자기는 반점이 없다고 한 말을 떠올리며 천둥이 자신의 아들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는 권씨 부인에게 딸 금옥(이설아 분)의 배필로 천둥은 절대로 안 된다고 말하고는 집을 나섭니다.

김 진사는 막순의 주막으로 가서 귀동이가 언제 다녀갔는지 묻습니다. 요즈음 귀동이가 어떤 문제를 골똘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감지한 때문입니다. 방으로 들어가 술상을 내온 막순은 술병을 잡은 손을 바르르 떱니다. 김 진사는 드디어 말문을 엽니다.
"천둥이 네 아들이냐? 아니냐?."

당황한 막순은 서둘러 대답합니다.
"제 아들입니다."

그러자 김 진사는 소리칩니다.
"네 이년!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거짓을 고하느냐! 다 알고 왔다. 왜 그런 몹쓸 짓을 했더냐"

겁에 질린 막순은 묵묵부답입니다. 김 진사는 다시 묻습니다.
"귀동은 누구의 아들이냐?"

추상같은 김 진사의 질문과 동시에 18회가 끝납니다. 이제 귀동도, 김 진사도 아이가 바뀌었음을 알게 된 것입니다. 두 아이의 운명을 뒤바꾼 막순의 막장행각이 드디어 들통났습니다. 다만 천둥만이 자신은 김 진사의 아들임을 모르고 있을 따름입니다. 이제 김 진사는 지금까지 기른 귀동과 친자인 천둥 및 악행을 저지른 막순을 어찌할지 드라마는 점점 흥미진진하게 전개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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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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