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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의 화제를 모았던 <최고의 사랑>이 16회를 끝으로 종영되었습니다. 역시 작가 홍자매는 시청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 것입니다. 독고진(차승원 분)이 TV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공개적으로 구애정(공효진 분)과의 열애사실을 고백하자 국민들은 이를 충격으로 받아들였고 열성 팬들은 경악했습니다. 덩달아 독고진의 인기도 추락해 CF와 영화촬영제의도 모두 취소됩니다. 독고는 이에 굴하지 않고 구애정에게 감자꽃반지를 준 후 혼인신고와 동시에 결혼을 발표합니다. 애정은 <맛따라 길따라>촬영을 위해 이동 중 다른 차의 방해로 교통사고가 났지만 다행이 팔목에 부상만 입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차라리 죽었으면 좋았을 것을"이란 악플을 달았는데 독고진은 먼저 이들 몇몇을 고소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들은 어린 학생과 가정주부 그리고 평범한 회사원들이었는데, 드라마를 통해 무책임한 악플의 현주소를 잘 고발했습니다. 

이즈음 독고진 동영상에 대한 괴소문이 흘러나옵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종류의 동영상이라면 불륜과 치정 그리고 노출일 것입니다. 이번에도 구애정이 독고진을 성적으로 희롱했다는 소문입니다. 이런 소문이 절정에 달했을 때 실제로 동영상이 유포됩니다. 호기심을 유발한 이 동영상은 순식간에 1억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는데, 동영상의 내용은 독고진이 심장재수술 전 구애정을 지켜달라는 당부의 말입니다. "이 동영상이 공개됐다면 심장수술이 실패해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다. 날 사랑했던 이들에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부탁하려 한다. 내 사랑은 오해로 비호감이 됐지만 누구보다 착한 구애정이다. 오해를 살까봐 증거를 남긴다. 독고진이 구애정을 열심히 사랑했다는 것이 욕먹고 오해할 짓이 되지 않도록 지켜 달라."

문대표(최화정 분)의 깜짝쇼 결단으로 독고의 진심을 확인한 사람들은 독고진-구애정의 결혼식에 세계 각 국으로부터 축하메시지를 보냅니다. 독고-애정 커플은 예전의 인기를 되찾은 것입니다. 장면이 바뀌고 독고와 애정은 10개월 된 아이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행복한 생활을 하는데도 무책임한 언론은 "독고와 애정이 3개월 째 별거 중"이라는 쓰레기 같은 기사를 뿌립니다. 한편, 소속사의 김재석은 실장으로 승진했고, 강세리(유인나 분)와 윤필주(윤계상 분)도 새로운 러브라인을 만들었습니다. 독고진의 말대로 "이런 드라마를 만난 건 영광"입니다.


마지막 부분에 시간부족으로 서둔 감은 있지만 이제 드라마는 연장 없이 당초 계획대로 끝났습니다. 드라마의 평가는 시청률로 합니다. 시청률이 한자리 숫자이면 실패작, 10% 대이면 보통, 20% 대이면 인기작, 30%대이면 대박, 40% 이상은 국민드라마라고 부릅니다. <최고의 사랑> 시청률은 10%대 중간에 머물렀으니 그냥 보통의 수준으로 보겠지만 실제로는 엄청난 인기를 모은 드라마라고 생각됩니다. 그 인기에 비해 예상외로 시청률이 낮게 나온 것이지요. 그래도 수목드라마의 왕자를 차지했으니 홍자매 작가의 체면은 세워준 셈입니다. <최고사> 인기의 비결을 요약해서 정리해보겠습니다.



① 불혹을 넘긴 차승원(독고진 분)의 연기변신

차승원(1970년 생)은 불혹의 나이를 넘은 41세입니다. 그는 <아테나, 전쟁의 여신>에 주인공 손혁 역으로 출연하여 무자비한 살인마의 모습을 연기했습니다. 그는 피도 눈물도 없는 잔혹한 살인마로서 조직의 목표에 방해가 되는 인물은 무자비하게 제거했습니다. 그가 출연하는 동안(20부작) 한번도 웃는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랬던 그가 <최고의 사랑>에서는 180도 연기변신을 했습니다. 독고진 역으로 출연한 그는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라는 자존심 하나로 CF의 지존이 되었으며, 방송프로그램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정도로 막강한 파워를 가진 인물입니다. 그런데도 10년 전 걸 그룹 국보소녀 해체의 주범으로 낙인찍혀 생계형 연예인으로 전락한 구애정(공효진 역)을 죽도록 사랑합니다. 그는 마치 서양의 배우 짐캐리에 비견될 만큼 익살스런 표정과 몸짓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습니다.

 


② 독고진이 온 몸으로 보여준 최고의 사랑

독고진의 구애정에 대한 사랑은 하늘같은 사랑입니다. 그는 심장 재수술을 앞두고 수술성공확률이 낮다는 것과 죽을 수 있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사랑하는 연인에게 피해가 없도록 치밀한 준비를 합니다. 소속사 문대표에게 수술이 실패할 경우 시골로 마지막 소풍을 가서 찍은 사진과 CD를 건네주며 구애정이 어려움에 처하면 공개하라고 했습니다.

독고진은 벌써 할리우드 진출을 포기했을 뿐만 아니라 심장재수술성공 후 흥행메이커 김기욱 감독의 러브 콜도 뿌리쳤습니다. 반면 토크쇼에 출연해 공개적으로 구애정과 사랑하는 연인사이임을 떳떳하게 밝혔습니다. 평생 쌓아온 자신의 이미지가 추락하여도 임기응변적인 거짓말로 대처하는 게 아니라 정공법을 사용합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탱크처럼 돌진하는 사랑이야말로 드라마 제목처럼 <최고의 사랑>일 것입니다. 물론 상대방도 좋아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겠지요.  




③ 공효진과 윤계상의 자연스런 연기

차승원이 연기변신을 했다면 공효진과 윤계상의 자연스런 연기는 묘한 대비가 되었습니다. 극의 장면마다 매우 적합한 표정과 말투는 왜 공효진이 <파스타>에서 서유경 역으로 출연하여 인기를 얻었는지 상상이 되었으며, 한 때 GOD 멤버였던 윤계상을 제작진이 주연배우로 발탁했는지 그 이유를 알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④ 주변 사람을 배려하는 주인공의 착한 마음씨

구애정은 연예인인 남자친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속인 채 <커플 메이킹>에 출연하여 완벽남 윤필주에게 상처를 주었으며, 국보소녀 해체의 주역으로 다시 거론돼 전 국민의 비호감을 삽니다. 구애정의 처지를 잘 아는 소속사 문대표는 애정에게 진실을 밝히라고 종용하지만 애정은 자신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자기 주변사람을 거론하고 싶지 않다며 거절합니다. 실제로 국보소녀 해체의 원인제공은 강세리가 했는데, 애정은 동료인 한미나(배슬기 분)의 아픈 상처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국보소녀를 탈퇴한 것이었거든요. 

윤필주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여자 구애정은 결국 독고진에게로 갔지만 그는 한미나를 설득하여 해체당시의 상황을 설명하게 했고 결국 강세리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계기를 만듭니다. 떠난 애인을 항상 배려하는 윤필주의 사랑은 그야말로 아가페 적인 사랑입니다.



⑤ 차승원이 만들어낸 새로운 용어의 탄생

독고진은 10년 전 인공심장 수술을 한 상태입니다. 그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심장의 이상유무를 체크하기 위해 손목에 심장박동기를 차고 다닙니다. 정상적인 수치는 60∼90이지만 구애정을 만나 심장이 뛸 때면 그 수치가 무려 120까지 올라갑니다. 독고진은 구애정에게 바테리를 충전이 필요하다며 포옹을 하고 포옹한 후에는 어려움을 극복했다며 웃음 짓습니다. 따라서 "행복" "충전" "극뽁"이라는 말은 독고진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습니다.

나중에는 구애정도 이 말을 사용하면서 사랑을 간접 고백했지요. 구애정이 집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독고진을 발견하고는 운전석에 눈을 감고 있는 그에게 다가가 유리문으로 독고의 얼굴을 어루만진 장면을 기억하나요? 이상한 낌새에 눈을 떤 독고가 애정을 보고는 운전석 창문을 내리자마자 애정은 다짜고짜로 말했지요. "이 못돼 처먹은 나쁜 놈아! 충저∼ㄴ!" 애정과 독고는 달달한 키스를 나누며 충전했습니다.  

최근 보도를 보니 차승원은 가수 윤도현에게 전달한 화환에서 "극뽁"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인기검색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또한 "나. 독고진이야!"란 말은 누구도 감히 넘볼 수 없는 자신이 최고라는 자신감과 카리스마가 배어 있는 대사입니다. 


 


⑥ 톡톡 튀는 아역 양한열의 열연

구애정의 오빠 겸 매니저인 구애환(정준화 분)의 아들이 바로 양한열(구형규 역)입니다. 그는 형규라는 이름보다는 "띵똥"으로 불렸습니다. 독고진이 구애정을 보고 싶어 안달을 할 때면 어김없이 나타나 독고진을 도와줍니다. 독고진이 구애정을 데리고 마지막 소풍을 떠나던 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둘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핸드폰으로 통화를 하며 몰래 데이트를 즐깁니다. 둘은 각각 커피와 핫도그를 구입하고는 형규를 시켜 서로 나누어 먹는데요. 음식이 까다로운 독고진 때문에 몇 차례나 형규가 왔다갔다 심부름하는 모습이 웃음을 자나내게 합니다. 형규는 두 사람사이에 사랑의 메신저역할을 능청스럽게 잘 소화해 냈습니다.

7살인 형규는 사람들이 고모인 구애정을 비난하자 울음을 터뜨리기도 하였고, 독고진이 심장 재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2개월만에 다시 재회했을 때 귀신인지 사람인지 확인하는 장면은 정말 띵똥다웠습니다. <동안미녀>에서 지승일(류진 분)사장의 딸 6살 현이(안서현 분)가 이소영(장나라 분)을 좋아해 자꾸만 둘을 연결시키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⑦ 감초 같은 조연 임지규의 등장 

독고진의 매니저 김재석 역을 맡은 임지규는 천부적으로 비서 또는 매니저로 제격입니다. 글쓴이가 그를 처음 본 것은 <역전의 여왕>에서 재벌회장 아들인 구용식(박시후 분)의 비서로 출연했을 때입니다. 임지규는 골치 아픈 상사인 박시후와 찰떡궁합으로 드라마의 재미를 배가시켰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최고의 사랑>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독고진이라는 캐릭터는 그야말로 안하무인, 천방지축, 고집불통입니다. 오죽했으면 구애정은 독고진을 "똥꼬진"이라고 했을까요? 그런데도 임지규는 이 골치 아픈 상사의 매니저로서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 냈습니다.

 


⑧ 베드신 없이 키스와 포옹만으로 무한한 사랑을 표현    

드라마든 영화든 연인 또는 남녀가 등장하면 반드시 베드신이 나옵니다. 또 때로는 뜬금 없는 베드신이 등장하여 시청자들을 당황하게 합니다. <아테네-전쟁의 여신>에서 한재희(이지아 분)가 손혁(차승원 분)을 유혹한 베드신은 최악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최고사>에서는 독고진과 구애정이 여러 차례 베드신이 나올만한 상황을 연출하였음에도 이를 "극뽁"한 것은 정말 잘한 일입니다. 일부에서는 두 사람의 영원한 사랑을 확인시키기 위해 베드신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기도 하였지만, 베드신 없이 포옹과 키스만으로도 얼마든지 애틋한 사랑을 확인시켜 주었기 때문입니다.     

 

⑨ 허각과 아이유가 부른 애잔한 주제곡 

<최고의 사랑>에는 여러 곡의 주제곡(OST)이 등장합니다. SunnyHill의 <두근두근>, 아이유의 <내 손을 잡아>, 그리고 허각의 <나를 잊지 말아요> 등입니다. 이 중에서 허각의 <나를 잊지 말아요>는 그 감미로우면서도 애잔한 목소리는 듣는 사람의 심금을 울리고도 남습니다. "…중략… 나를 잊지 말아요. 1초를 살아도 그대 사랑하는 마음하나 뿐이에요…"란 대목에서는 그냥 숨이 컥 막힐 지경입니다. 요즈음 젊은이들의 우상이 된 아이유의 <내 손을 잡아>도 애틋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OST는 시청자들에게 드라마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을 것입니다. 


☞ 지금까지 부족한 <최고사> 리뷰를 읽어준 독자여러분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드라마 제작진의 노고에 감사를 드립니다. 그동안 시청자로서 드라마를 보며 정말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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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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