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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시티는 자연환경과 전통문화를 보호하고 여유와 느림을 추구하며
살아가자는 국제운동입니다.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슬로시티 운동은
전통과 자연을 보전하면서 유유자적하고 풍요로운 도시를 만들어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18개 지역이 슬로시티에 가입되어 있는데
이곳 예산의 대흥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대흥이 슬로시티로
지정된 것은 다양한 문화예술자원과 의좋은 형제마을 등의 매력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대흥의 주요역사유적을 살펴보겠습니다.
(2021. 8. 1)
① 교과서에 실렸던 이야기-의좋은 형제공원
충남 예산군 대흥면 상중리에 위치한 의좋은 형제공원은
고려 말 이 고장에 살았던 이성만-이순 형제의 일화를 소재로
조성한 공원입니다. 의좋은 형제는 부모에 대한 효성이 지극하였으며,
형과 아우가 상대방을 위해 밤에 몰래 볏단을 옮겨주다가
달이 밝은 가을밤에 서로를 알아보고는 얼싸 안았다는 미담이 전해 내려옵니다.
이 이야기는 약 40년 동안 초등학교 2학년 교과서에 게재된 실화입니다.
이곳에는 아우 이순의 집, 형 이성만의 집, 연자방아 및 디딜방아,
물레방아, 소달구지 수레 등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각종 조형물이
이야기 형태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 의좋은 형제공원을 자세히 보려면 다음 글을 클릭하세요.
② 예당저수지 축조로 수몰지역 비석을 옮겨 놓은 비석거리
의좋은 형제공원의 도로변에 자리잡은 비석거리는
예당저수지 축조로 수몰되는 지역에 있던 비석들을 옮겨 놓은 곳입니다.
이들 비석 중에는 율곡(이이)선생의 친구로 개혁을 주장했던
대흥현감 유몽학 선정비(1578년 세움), 충청도 암행어사로 이름을 떨친 권념,
대동법 확장시행에 노력한 영의정 김육의 영세불망비 등 조선시대 지방관으로
부임했던 인물들이 남긴 대흥의 역사를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동학 농민군 탄압에 앞장섰던 인물과
1904년 일제가 황무지개척권을 50년간 양도하도록 강요하자
이를 반대상소하고 규탄성명서룰 발표했던 이건하 선생 영세불망비는
우리의 근대사를 살펴 볼 수 있는 소중한 비석이라고 합니다.
비석 앞에는 안내문이 적혀 있었지만 개별적으로
사진을 찍지 못해 주요한 비석들을 따로 소개할 수 없음이 유감이네요.
③ 조선시대 재판정인 관아거리
비석거리와 인접한 의좋은 형제공원 내 화장실 옆에는 관아거리가 있는데
조선시대 재판을 하던 대흥관아를 재현해 놓은 것입니다.
관아 입구에는 포졸이 문을 지키고 있군요.
안에는 조선시대 형벌을 설명한 안내문과
입체 조형물이 있을 뿐이어서 다소 썰렁합니다.
④ 현감이 정무를 보던 관청인 대흥동헌 및 아문
대흥동헌은 조선시대 대흥군의 현청(고을 수령인 현감이 정무를 보던 관청)입니다.
원래 대흥 동헌은 조선 태종 7년(1407)에 지은 것으로
일제 강점기 때 대흥면이 예산군에 통합되면서
해방 후까지 대흥면사무소로 사용되다가 동
헌 옆에 대흥면 사무소를 신축하면서 1979년 해체복원한 것입니다.
동헌의 정문에는 임성아문(任城衙門)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는데
임성은 통일신라 때 대흥지역을 부르던 명칭입니다.
⑤ 대흥 출신 순교자를 기리는 봉수산 순교성지
대흥 봉수산 순교성지는 1801년 신유박해로 순교한 김정득 복자를 비롯한
황 베드로, 백청여, 원 안드레아 지우, 이 루도비코, 이 아우구스티노,
원 요셉 등 치명일기에 등장하는 대흥 출신 순교자
7인의 성인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성지입니다.
이곳에는 순교자들의 수형생활과 처형과정을 재현한 형옥원(刑獄圓)을 조성하고
죄인들을 가두는 옥사인 대흥옥, 고신과 형벌을 가하던 저잣거리, 십자가의 길,
성당 등이 조성되어 있는 순교자공원입니다.
☞대흥봉수산 순교성지를 자세히 보려면 다음 글을 클릭하세요.
⑥ 조선시대의 양반가옥인 이한직 가옥
대흥면 동서리 소재 이한직 가옥은 심암 조두순(1796-1870)이 살았다고
전하는 조선시대의 양반가옥입니다. 조두순은 조선 후기 문신으로
조선 순조 26년(1826)에 장원급제하여 벼슬길에 올라
흥성대원군 시절 영의정까지 지낸 인물입니다.
이 집은 당시 소유주의 이름을 따서 이한직 가옥이라고 불리어 졌다는군요.
가옥은 각각 ㄱ자형 안채와 행랑채, 대문이 딸린 다른 건물 1동이
네모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는
출입문이 잠겨 있어 내부를 살펴보지는 못했습니다.
⑦ 중국과 우리 유학자 39명의 위패가 봉안된 대흥향교
대흥면 교촌리에 있는 대흥향교는 조선 태종 5년(1405)
저명한 유학자의 위패를 봉안 및 배향하고 지방민의 교육과 교화를 위하여
창건되었으며, 현존하는 건물로는 대성전·명륜당·동무·서무·삼문 등이 있습니다.
대성전에는 5성(공자 맹자 등 성인 5명), 10철(공자의 뛰어난 제자 10명),
송조6현(송나라 최고유학자 6명), 동무·서무에는 우리나라
최고유학자 18명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습니다.
홍살문으로 들어서면 향교의 삼문 앞에는 수령 350년이 지난
보호수 느티나무가 웅장한 모습으로 오가는 길손을 지켜보고 있군요.
그렇지만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유감스럽게도 향교의 문이 닫혀 있어
바깥에서 안쪽을 들여다보며 겨우 사진 몇 장을 찍었습니다.
⑧ 효녀심청의 원조라는 원홍장 이야기
대흥면 교촌리 소재 원홍장 쉼터는 원홍장 둘레길이 지나는 길목의 쉼터인데요.
이곳에는 붉은 색을 띤 기암괴석군이
마치 땅속에 있던 것을 발굴해 둔 모습입니다.
이곳의 볼거리는 기암괴석과 정자 및 돌탑입니다.
그런데 현지 지도에 기록된 원홍장 관련 이야기를 보면 원홍장은
효녀심청전(조선시대 고전소설)의 모델이 된 실제인물이라는군요.
이의 전문을 게재합니다.
『원홍장은 백제 고이왕 때(274년) 여인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용모가 뛰어나고
효심이 지극하여, 앞을 보지 못하는 아버지를 성심을 다해 봉양했다.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매일 관세음보살께 기도를 드리던 원홍장은
효심과 불심으로 자신을 봉양하여 진나라로 건너가 황후가 되었고,
착한 마음씨로 진나라 황제의 총애를 받았다.
원홍장은 아버지에 대한 효심과 고국에 대한 그리움으로
불상과 나한상을 만들어 백제로 보냈다.
한편, 홍장이 떠난 뒤 슬피 울던 아비 원량은 앞을 볼 수 있게 되어
평안한 삶을 살았다고 한다.』(자료/원홍장 둘레길 지도)
⑨ 느리게 걸어야 제 맛이 나는 대흥 느린꼬부랑길
대흥면 소재 느린 꼬부랑길은 예산군이 슬로시티로 지정된 대흥면에
조성한 둘레길로 모두 3개 코스(13.2km)로 운영됩니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3개 코스를 따로 답사하겠지만 우리는
하루에 끝내야하는 일정상 3개 코스의 외곽을 한바퀴 돌았습니다.
(1) 1코스 : 옛 이야기길(4.6km)
방문자 센터-봉수산 자연휴양림-애기폭포-달팽이미술관-대흥동헌
(2) 2코스 : 느림길(4.6km)
방문자센터-대흥동헌-애기폭포-달팽이 미술관-대흥향교-이한직가옥
(3) 3코스 : 사랑길(4km)
방문자 센터-이한직 가옥-대흥향교-교촌2리-삼신당터-원두막(반환점)
느린 꼬부랑길을 한 바퀴 돌면 위에 소개한 대흥면 소재
역사유적지를 모두 만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예당호 데크길로 조성된
느린호수길도 걸을 수 있고, 예당호 중앙생태공원에서는
연꽃단지와 예산사과를 상징하는 예돌이가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대흥면 북쪽 응봉면에는 예당호의 명물 출렁다리가 있습니다.
☞ 대흥 느린꼬부랑길을 자세히 보려면 다음 글을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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