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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는 풍수지리에서 금환낙지(金環落地)의 형국이라는 남한의 3대 길지의 한곳인데 금환낙지는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곳으로 부귀영화가 샘물처럼 마르지 않는 풍요로운 곳을 뜻합니다. 이곳에 있는 조선중기 양반가옥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운조루와 조선후기 건축양식을 담은 곡전재는 구례가 자랑하는 명품고택입니다.
곡전재(穀田齋)는 일제강점기인 1929년 박승림이 건립하였으며 1940년에 이교신(호-곡전) 이 인수하여 현재까지 그 후손들이 거처하고 있습니다. 집을 지은 시기는 일제강점기이지만 조선후기 한국전통 목조건축양식의 주택으로서 부연을 단 고주집, 문살의 외미리 형식, 기둥 석가래 등이 매우 크고 지붕이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당시 영 호남지역에서 발견되는 부농의 민가 형식 주택으로 문간채, 사랑채, 안채가 모두 일(―)자형으로 배치되었으며 2.5m 이상의 호박돌 담장을 설치하여 집터의 환경을 금환(金環)의 개념을 도입한 점 등이 독창적이며 학술적 가지치 인정되어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자료./현지 안내문)
곡전재는 사방이 높은 돌담으로 둘러싸여 있는데요. 이는 집을 지으면서 금환낙지가 바로 이곳임을 알리는 금가락지 형태의 높은 담을 쌓은 것입니다. 이처럼 담장을 높이 올려 밖에서 안을 전혀 들여다 볼 수 없습니다.
총 6채 53칸 규모의 곡전재는 1920년대에 지어진 안채와 사랑채 및 서행랑채, 1998년에 이전의 모습대로 최대한 복원한 동행랑채와 중간채, 그리고 2009년 이후 새로 지어 올린 세심당, 뒤채(아씨방) 등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현재는 5채 51칸 규모입니다.
솟을대문을 들어서면 가로로 기다란 건축물이 보이는데 삼락당(三樂堂) 글씨와 춘해루(春海樓)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곡전재의 배치도가 없어 잘 모르겠지만 통상 이런 고택은 솟을대문을 지나면 행랑채와 사랑채 그리고 안채로 구성되기에 보이는 건물은 사랑채일 것입니다. 내부 모습은 마치 식물원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조경이 잘 되어 있더군요.
관람동선을 따라 우측으로 가면 작은 연못이 보이고 중앙에 안채가 있습니다. 대청마루에 세탁물이 걸려 있는 데 이교신의 후손이 거주하는 살림집입니다. 실제로 이교신의 며느리가 한옥민박집을 운영한다는군요. 안채에는 수복(壽福)이라는 액자가 걸려 있습니다.
안채 좌우에 있는 집은 동행랑채와 서행랑채 같은데 문에는 여러 글씨를 적은 액자가 걸려 있고, 사랑채로 보이는 건물의 담벼락에는 국내외에서 수집한 다양한 골동품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뒤쪽으로 들어가니 장독대가 있고 곡전재의 높은 담장도 뒤로 보이는 지리산 능선과 잘 어울립니다. 안채 마당을 거쳐 밖으로 나오는데 세심당, 가화만사성 같은 액자가 붙은 건물은 아마도 민박을 운영하는 방일 테지요. 앞으로 다시 구례를 방문할 기회가 있으면 이런 고택에서 하룻밤 쉬어가는 것도 매우 뜻 깊은 추억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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