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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남한지역을 일주하는 코리아 둘레길은 동해안의 해파랑길, 남해안의 남파랑길, 서해안의 서해랑길, 휴전선의 DMZ 평화누리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 서쪽바다와 함께 걷는 서해랑길은 전남 해남의 송호리 땅끝탑에서 출발해 서해안을 따라 북쪽 인천 강화도 평화전망대에 이르는 103개 코스 1,804km에 달하는 장대한 트레일 코스입니다. 이 길을 걸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드넓은 갯벌과 황홀한 일몰, 그리고 종교와 문물교류의 역사를 만나게 됩니다.
서해랑길 무안 20코스는 청계면 복합센터를 출발해 톱머리 해변 및 무안국제공항을 거쳐 망운면 손현리 용동마을회관에 이르는 18.7km의 도보길입니다. 톱머리해변은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해 썰물 때 백사장이 2km에 달하는 무안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이며, 이웃한 톱머리항의 방파제등대는 이륙하는 비행기형상으로 만들어 모든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20코스 출발지는 무안군 청계면 도림리 청계면 복합센터입니다. 이곳에서 1번 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약 200m정도 가면 좌측에 청계면사무소가 있는데 이쪽으로 들어가 좌측의 용계천변을 걷습니다. 용계교 및 격양교 옆을 지나 하마교를 건너 좌측으로 갑니다. 에덴노인전문요양원을 뒤로하면 우측의 작은 저수지(도골제) 옆에 멋진 전원주택이 보입니다.
다솜요양원 맞은편으로 진입해 잠시 후 숲을 빠져 나와 815번 지방도로 굴다리를 건너 톱머리해수욕장 방면으로 갑니다. 지나가는 길목에 우사(牛舍)가 자주 보이는군요. 다시 임도를 빠져 나오면 복룡축산 안내문이 있는 곳에 태양광발전소 집열판이 보입니다. 남녘에는 벌써 이름 모를 나물들과 양파가 녹색의 밭을 형상하고 있네요.
실개천이 보이는 복룡마을의 주택가에는 벽화가 그려져 있는데 이 중에서도 특히 눈에 뜨이는 그림은 바로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영희인형 캐릭터입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영희인형 캐릭터 벽화를 만나 깜짝 놀랐는데 서해랑길을 걷는 이들은 복룡마을에서 오징어게임의 오싹한 장면을 떠올리며 몸서리쳤을 것입니다.
복룡1리마을표석이 있는 곳에서 복룡교차로를 지나 직진합니다. 실개천을 따라 가던 길은 북쪽으로 방향을 돌려 강정마을회관을 지나갑니다. 815번 지방도로의 굴다리를 통과해 북서쪽으로 가노라면 대규모 축사가 있는데 인기척을 느낀 소 두 마리가 좁은 창문으로 고개를 내민 모습이 너무나도 순박해 보여 측은할 지경입니다.
길목에는 멀구슬나무의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있군요. 도대교차로를 지나 톱머리해수욕장 방면으로 갑니다. 이제부터는 해안방조제길인데 방조제는 규모가 상당히 크지만 이름을 알 수가 없군요. 아마도 톱머리방조제일 것입니다. 방조제 맞은편 희미하게 보이는 곳은 섬이 아니라 무안군 운남면이 있는 반도로 서해랑길 21코스 및 22코스가 통과하는 지역입니다.
해안방조제 끝에 서면 우측에는 무안CC인데요. 무안군 청계면 도대리 소재 무안컨트리클럽은 연중 거의 안개가 없고 일조량이 풍부하여 사계절 플레이가 가능하며 목포에서 20분, 광주-무안 간 고속도로 이용 시 4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뛰어납니다. 또한 골프장 주변에 위치한 바다와 어우러져 조성된 시사이드(SEASIDE) 54홀 코스는 저마다 독특한 특성과 묘미가 있어 골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골프장입니다.
아직도 톱머리해수욕장까지는 1.7km를 더 가야하네요. 다시 방파제에 오르니 톱머리항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무안군 망운면 피서리 소재 톱머리항은 무안군수가 관리하는 지방어항으로 방파제 끝에 서 있는 등대의 모습이 매우 특이하군요. 우주선이 하늘로 오르는 모습의 이 등대가 바로 톱머리항 비행기 조형 등대입니다. 이 등대는 목포지방해양수산청이 무안군과 협의하여 입출항 선박의 안전항해를 위해 설치했답니다.
톱머리항을 뒤로하면 바로 톱머리해변입니다. 무안군 망운면 피서리 소재 톱머리해수욕장은 무안읍에서 서쪽으로 8km 떨어진 곳에 있는데,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하여 간조 때 펼쳐지는 끝없이 넓은 백사장은 길이 2km, 폭 100m에 달합니다. 백사장은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한데다 바닷물도 깨끗해 피서지로 적합할 뿐만 아니라 백사장 뒤로 200년 된 곰솔이 숲을 이루어 해변 경치가 매우 아름답습니다. 이곳에는 호텔, 카페, 펜션. 리조트 등 각종 편의시설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톱머리해변을 지나면 도로 우측은 무안국제공항입니다. 무안군 망운면 피서4리 소재 무안국제공항은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지역의 항공 수송의 거점공항으로 2007년 개항했습니다. 국내선은 제주·김포 노선이 있고, 국제선은 중국 상하이·베이징 등의 노선이 있습니다. 그런데 길을 걷는 동안에도 여객기가 이착륙하는 모습은 물론 비행장에 여객기 한 대도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해 운항이 중단되었겠지만 무리한 공항확장은 적자로 인해 국민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119
815번 지방도로를 따라 북상하던 서해랑길은 좌측 호남고속철도 2단계 4공구 현장사무실 쪽으로 들어갑니다. 두 개의 원통형 시설물은 무안공항 운영을 위한 항공보안시설입니다. 길을 가면서 무안공항 터미널 쪽을 다시 보니 소형항공기 수 십대가 계류된 모습이네요.
이번 코스의 종점까지는 아직도 4km를 다 가야합니다. 밭에는 알이 상당히 영근 양배추가 잘 자라고 있습니다. 송현1리 두모마을표석을 뒤로하고 부지런히 남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목적지인 망운면 송현리 용동마을 버스정류장과 마을회관입니다.
오늘 19km를 걷는데 약 4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거리에 비해 시간이 단축된 것은 오르내림의 거의 없는 평지를 걷는 가운데 특별한 볼거리가 별로 없었으며, 날씨가 쌀쌀해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긴 탓입니다. 이런 가운데 복룡마을에서 오징어게임의 영희 캐릭터와 톱머리항의 비행기조형 등대를 만난 일은 그나마 고생한 보람을 느끼게 해준 작은 선물입니다. 전국적으로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였지만 이곳은 길을 걷는 동안 짙게 흐린 가운데 비가 내리지 않아 참 다행이었습니다.
《서해랑길 무안 20코스 개요》
▲ 일자 : 2023년 1월 14일 (토)
▲ 코스 : 청계면복합센터-청계면사무소-하마교-에덴전문노인요양원-복룡교차로-겅정마을회관-방조제-무안CC옆-톱머리항-톱머리해변-무안국제공항-항공보안시설-용동마을회관
▲ 거리 : 19km
▲ 시간 : 4시간 10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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