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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남한지역을 일주하는 코리아 둘레길은 동해안의 해파랑길, 남해안의 남파랑길, 서해안의 서해랑길, 휴전선의 DMZ 평화누리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 서쪽바다와 함께 걷는 서해랑길은 전남 해남의 송호리 땅끝탑에서 출발해 서해안을 따라 북쪽 인천 강화도 평화전망대에 이르는 103개 코스 1,804km에 달하는 장대한 트레일 코스입니다. 이 길을 걸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드넓은 갯벌과 황홀한 일몰, 그리고 종교와 문물교류의 역사를 만나게 됩니다.
서해랑길 신안 25코스는 무안군 해제면 창매리 매당노인회관에서 출발해 서해안 갯벌을 거쳐 신안군 지도읍 읍내리 신안젓갈타운에 이르는 16.7km의 도보길입니다. 이번 코스는 해안선을 따라 갯벌과 붉은 황토밭으로 이뤄진 마을길을 걸은 후 최근 각광받는 거북섬을 탐방할 수 있습니다.
25코스 출발지는 무안군 해제면 창매리 매당노인회관입니다. 이곳에는 서해랑길 25코스 안내지도가 세워져 있는데 “무안 25코스”라고 적혀 있지만 두루누비에는 “신안 25코스”라고 기록돼 있어 필자도 두루누비를 따라 “신안 25코스”라고 표기합니다. 매당노인회관에서 서해랑길 25코스 이정표(종점까지 16.7m)를 보면서 좌측 바닷가로 내려섭니다. 올려다보면 수령 290년의 보호수 팽나무가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군요. 오늘은 무안의 대표적인 농산물인 양파밭을 계속 볼 수 있습니다.
바닷가 갯벌에는 낚지산란장이 두 곳이나 보입니다. 바닷가 방조제로 이어지던 길은 잠시 후 북서쪽으로 방향을 바꿉니다. 양파밭과 축사를 지나자 혹독한 겨울추위를 견뎌낸 양배추를 수확하려고 큰 자루에 담아 놓은 모습이 매우 이채롭습니다. 넓은 밭의 군데군데 양배추를 담은 자루가 놓여 있는데 밭에는 여전히 양배추가 거의 그대로 있어 나중에 이것도 마저 수확할지 아니면 상태가 좋지 않아 버리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매안마을회관을 지나면 다시 방조인데 이제부터 길은 계속 갯벌이 보이는 바닷가로 이어집니다. 어촌마을답게 선박 1척이 주택 앞뜰에 놓여 있군요. 현재시각은 정오, 썰물 때여서 바닷가는 갯벌을 훤히 드러내 놓고 있습니다. 바닷가 모퉁이에는 큰 공사가 진행 중이네요.
창매마을 어느 리조트를 지나갑니다. 양파모향의 조형물도 보이고 성춘향이 타도 손색없을 것 같은 높은 그네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오래된 선박도 여기저기 놓여 있군요. 상당히 규모가 큰 태양광발전소 패널이 시선을 돌리게 만듭니다. 잠시 후 24번 국도를 만났다가 황토골휴게소 매점에서 좌측으로 진입합니다. 매점 앞에는 무안의 소식을 만화로 표현해 이야기로 전하는 안내문이 세워져 있네요.
해뜰목 황토펜션민박을 지나 다시 바닷가 방조제를 만난 후 내륙으로 진입해 야트막한 고개를 넘어 갑니다. 바닷가에는 초록빛 식물인 감태가 무리를 지어 자라고 있군요. 무안이 끝나고 드디어 신안군 지도읍입니다. 이제 연륙교를 건너면 육지와 이어진 반도를 벗어나 섬인 신안군 지도에 다다릅니다.
진변경로당을 지나 남쪽으로 방조제길을 걸어갑니다. 방조제를 쌓는데 이용된 붉은 색 돌이 매우 인상적이네요. 또한 감태가 갯벌을 수놓고 있는 모습입니다. 방조제가 끝나기 전에 서해랑길은 우측의 내륙으로 방향을 바꾸어 서쪽으로 갑니다. 사람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은 호젓한 임도로 접어들어 점점 고도를 높입니다. 좌측으로 조망이 터지는데 거대한 풍력발전기 3기가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는군요.
좌측으로는 봉황산(166m)과 선황산(114m), 우측으로는 선봉산(122m) 사이로 조성된 임도를 걸으며 고갯마루(매봉재?)를 넘어 차도와 만나게 되고 오른쪽인 북쪽으로 가면 다시 바닷가 방조제가 나옵니다. 송강레미콘 공장에서 북서쪽으로 방향을 돌려 끝없이 펼쳐진 갯벌을 봅니다. 가까운 갯벌의 모래톱에는 갈매기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군요. 모래톱 뒤로는 잠시 후 가야할 거북섬이 해상테크로드로 연결된 모습입니다.
드디어 목적지인 신안젓갈타운입니다. 신안젓갈타운은 신안의 대표상품인 소금과 젓갈류를 구입할 수 있는 곳입니다. 여기서 남쪽으로 작은 섬이 하나 있는데 바로 거북섬입니다. 2021. 9월 신안군은 길이 430m, 폭 2.4m의 해상데크 길을 조성해 사람들은 거북섬을 안전하게 돌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해상데크로드 입구에 조성된 거대한 농게 조형물은 방문객들에게 매우 인기입니다. 특히 수컷 농게는 한쪽의 집게다리가 매우 커서 좌우 비대칭인게 특징입니다. 거북섬에는 거북이 모형의 조형물과 거북이를 형상화한 액자틀이 있어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거북섬을 다녀온 후 신안젓갈타운 방면으로 가면 이쪽에도 농게 조형물과 신안갯벌을 알리는 영문글씨가 세워져 있으며 습지보호지역인 신안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것을 기념하는 표석이 보입니다. 여기서 북쪽으로 조금 더 가면 지도읍 보건지소 앞 송도교 북단에 서해랑길 26코스 안내지도가 있습니다.
오늘 18km를 걷는데 4시간 10분이 걸렸습니다. 원래 25코스 거리는 16.7km이지만 길이가 430m인 해상데크를 이용해 거북섬을 왕복하느라 약 1.4km 늘어났습니다. 걷는 내내 대부분 방조제길만 걸어 상당히 지루했지만 거북섬을 왕복하고 신안젓갈타운에서 멋진 농게조형물을 만나 피로가 확 풀린 나들이었습니다. 다만 하루 종일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 수준이어서 걷는 이들을 괴롭혔지요.
《서해랑길 신안 25코스 개요》
▲ 일자 : 2023년 3월 11일 (토)
▲ 코스 : 매당노인회관-매인경노당-창매리리조트-24번 국도(황토골휴게소매점)-연륙교-지도섬 임도(매봉재)-방조제-거북섬(왕복)-신안젓갈타운-송도교(지도읍보건지소)
▲ 거리 : 18.1km
▲ 시간 : 4시간 10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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