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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을 상징하는 천사의 섬 조형물

 

짱뚱어다리

 

 

 

 

 

한반도의 남한지역을 일주하는 코리아 둘레길은 동해안의 해파랑길, 남해안의 남파랑길, 서해안의 서해랑길, 휴전선의 DMZ 평화누리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 서쪽바다와 함께 걷는 서해랑길은 전남 해남의 송호리 땅끝탑에서 출발해 서해안을 따라 북쪽 인천 강화도 평화전망대에 이르는 103개 코스 1,804km에 달하는 장대한 트레일 코스입니다. 이 길을 걸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드넓은 갯벌과 황홀한 일몰, 그리고 종교와 문물교류의 역사를 만나게 됩니다.

 

 

 

 

 

서해랑길 신안 27코스는 신안군 증도면 증동리 태평염전에서 출발해 증도면사무소에 이르는 14.3km의 도보길입니다. 이번 코스는 신안갯벌박물관(구 증도갯벌생태전시관 및 슬로시티센터), 울창한 곰솔숲이 있는 우전해변, 한반도 모습을 닮은 한반도해송숲, 갯벌 위에 놓인 목교를 걸으며 갯벌 생물을 감상할 수 있는 짱뚱어다리를 만납니다.

 

 

 

 

참고로 슬로시티는 자연환경과 전통문화를 보호하고 여유와 느림을 추구하며 살아가자는 국제운동입니다.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슬로시티 운동은 전통과 자연을 보전하면서 유유자적하고 풍요로운 도시를 만들어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19곳의 슬로시티가 있는데 이곳 증도가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지정된 것은 갯벌염전인 태평염전과 근대문화유산인 소금박물관이 있고, 풍부한 친환경 농·수산물, 훼손되지 않은 자연경관 등의 강점을 지닌 때문입니다. 이번 코스는 이들을 모두 만나는 길입니다.

 

27코스 출발지는 신안군 증도면 증동리 태평염전입니다. 태평염전은 우리나라 단일염전으로는 최대의 크기(462만㎡, 140만평)로 1953년 한국전쟁 피난민을 정착시키기 위해 조성된 염전입니다. 태평염전 입구에는 소금박물관과 27코스 안내지도가 있습니다. 안내지도 옆 상당히 가파른 목재계단과 통나무계단을 오르면 소금밭낙조전망대입니다.

태평염전 입구 소금박물관

 

서해랑길 27코스 지도

 

 

소금밭 낙조전망대 가는 길

 

낙조전망대

 

 

 

 

 

이곳 전망대에 서면 140여 만 평에 달하는 거대한 태평염전의 전모를 볼 수 있습니다. 태평염전의 1공구 지구(우측)에는 태평염색식물원, 2공구 지구(중앙)에는 유채꽃밭과 소금밭체험장, 3공구 지구(좌측)에는 염전과 소금창고가 보입니다. 우측으로는 갯벌 뒤로 사옥도와 증도를 잇는 증도대교의 적색 교량이 멀리서도 눈에 잘 뜨입니다. 해질 무렵이면 이름 그대로 환상적인 낙조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태평염전 1공구 지구(태평염생식물원)

 

태평염전 2공구 지구(유채꽃밭과 소금밭 체험장)

 

태평염전 3공구 지구(소금창고)

 

증도대교(줌촬영)

 

 

 

 

 

소금밭 낙조전망대를 내려오니 위에서 보았던 유채꽃밭이 방문객을 유혹합니다. 이곳에는 모네의 연인길이라는 안내문이 세워져 있는데, 프랑스화가 모네가 그린 “모네의 연인”이 등장할 것 같은 아름다운 유채꽃밭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길입니다. 봄철이어서 가을에 붉어지는 염생식물인 함초(퉁퉁마디)는 제 모습을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그 대신 이토록 화사한 유채꽃밭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보상을 받은 기분입니다.

 

 

 

 

 

 

 

유채꽃을 뒤로하고 태평염전 제3공구의 동쪽 길(805번 지방도)을 걷습니다. 현재는 일조량이 적고 기온이 낮아 천일염 생산을 하지 않은 듯 염전은 매우 평온한 모습입니다. 지나가면서 문이 열려 있는 어느 소금창고 안을 살펴보았더니 예상외로 텅 비어 있더군요. 지금은 소금생산 비수기여서 보관할 소금이 없나봅니다. 이곳 보물섬 증도는 국가습지보호지역이면서 갯벌도립공원이며, 국제적으로도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임과 동시에 람사르습지(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로 지정된 곳으로 슬로시티이기도 합니다. 길목에 이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더군요.

 

텅빈 소금창고

 

 

 

 

 

 

 

태평염전이 끝부분인 삼거리 갈림길(돌미지 버스정류장)에서 좌측으로 진입합니다. 길목의 벚나무는 지금 절정의 꽃을 피우고 있는데, 위도가 높은 수도권의 경우에도 벚꽃은 며칠 전 내린 봄비로 인해 이미 거의 다 져버렸음에도 남도인 신안에서 이처럼 벚꽃이 활짝 핀 모습은 정말 이외입니다. 쌀쌀한 해풍으로 인해 꽃의 개화가 늦은 것인지 모를 일입니다.

절정의 벚꽃나무

 

마늘밭

 

 

 

 

 

방조제를 만나 남서쪽으로 갑니다. 물이 빠진 바다는 갯골에만 물이 있을 뿐 전부 갯벌만 보입니다. 방조제 끝에 오니 대슬옹도라는 이정표가 있어 이곳이 한 때는 섬이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만조 때와 간조 때의 코스가 다름을 알리는 이정표는 참 고마운 존재입니다. 현재는 간조(썰물)여서 우리는 좌측 바닷가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이 길은 서해랑길 27코스인데 안내도에 25코스로 표기된 것이 옥의 티로군요.

갯골과 갯벌

 

우회코스 안내도(25코스가 아니라 27코스임)

 

 

 

 

 

잠시 바닷가를 걸어가니 바다를 가로 지르는 포장도로인 화도 노두길이 보이는군요. 맞은편에 보이는 화도까지 이어지는 차도입니다. 호도마을로 들어서니 바닷가에 신안증도갯벌도립공원을 알리는 조형물이 세워져 있는데, 신안을 천사의 섬이라고 할 때의 1004 입체숫자입니다. 신안에는 모두 1,025개의 섬이 있어 이를 상징적으로 천사(영어의 Angel)의 섬이라고 표기한 것입니다.

썰물 때의 바닷길

 

화도로 이어지는 차도

 

신안증도갯벌도립공원 조형물

 

 

 

 

 

화장실이 있는 덕정삼거리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마을을 바라보면서 가는 데 우측 산기슭에는 동남아지역의 아열대지방에서 봄직한 뾰족한 지붕의 교회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마늘밭과 유채꽃밭을 지나자 대파를 수확하는 농민의 손길이 매우 분주합니다. 작은 소류지를 뒤로하면 매우 긴 방조제인데, 방조제 안쪽에는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모습입니다.

지붕이 뾰족한 교회(우측)

 

 

마늘밭

 

북에서 서쪽으로 이어지는 방조제

 

 

 

 

 

넓은 유채밭을 지나 방조제를 벗어난 후 잠시 숲길로 들어섰다가 나서면 신안갯벌박물관입니다. 이곳은 신안군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됨을 기념하는 박물관으로 기존의 갯벌생태전시관(증도갯벌센터 및 증도슬로시티센터)을 리모델링한 것으로 갯벌학습실, 영상실, 소회의실, 작은도서관, 수석전시관 등이 운영 중입니다.

방조제 안쪽의 유채꽃밭

 

해송숲으로 가는 길

 

신안갯벌박물관

 

 

 

 

 

갯벌박물관 우측에는 우전해변입니다. 우전해수욕장은 길이 4km, 폭 100m의 해변을 가지고 있는데, 90여개의 무인도들이 점점이 떠있는 수평선이 매우 아름다우며, 맑은 물과 주변의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시원스러운 여름날의 피서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곳이랍니다. 우전해변의 좌측에는 엘도라도 리조트가 있지만 그냥 여기서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우전해변

 

 

이국적인 풍경의 우전해변

 

파라솔 뒤로 보이는 엘도라도 리조트

 

파도가 심한 우전해변

 

 

 

 

 

여기서 해파랑길은 해송숲으로 이어집니다. 한반도 해송숲은 숲의 전체모양이 한반도지형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다만 이 숲은 평지에 조성되어 있고 워낙 넓어서 실제로 걸으면 그냥 평범한 숲길이지만 다음 코스인 서해랑길 28코스가 통과하는 서쪽의 상정봉(127m, 한반도 해송숲 전망대)에 오르면 실제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는군요. 해송숲길은 철학의 길에서 시작해 북쪽으로 계속 이어집니다.

 

 

 

 

 

 

철학의 길을 지나면 망각의 길이네요. 우측의 대형표석에는 수영금지구역이라는 적혀 있습니다. 이곳은 감시원이 상주하는 해수욕장 개방기간 중에만 출입할 수 있답니다. 증도 해송숲은 한국전쟁 이후 군과 주민들이 해풍과 모래로부터 해안지역을 보호하고자 해송을 식재해 조성한 방품림 겸 해안방조림으로 마을과 인근농경지를 보호해 주는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해송숲길을 빠져 나오니 이곳의 명물인 짱뚱어다리입니다. 이 다리는 증도면 대초리 짱뚱어해변과 증도면 증동리 솔무등공원을 잇은 길이 472m, 폭 2m의 보행자전용 해상데크길입니다. 짱뚱어는 몸길이가 18cm 정도 나가는 망둑어과의 바닷물고기로 눈이 머리의 윗부분에 솟아 있는 게 독특합니다. 보양식으로 인기가 많아서 호남 여러 곳에선 향토음식으로 추천되며 식량이 부족하던 때에는 짱뚱어를 탕 또는 조림으로 요리해 고단백 영양식으로 주린 배를 채워 보릿고개를 면해 주던 식품이었다고 합니다.

 

짱뚱어다리 입구

 

 

 

 

 

 

 

 

짱뚱어다리에서는 물이 빠질 경우 짱뚱어, 농게, 칠게 등 갯벌생물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으며, 다리를 배경으로 일몰과 낙조가 아름답고 연인들이 테이트코스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다리를 건너가면 짱뚱어조형물, 신안섬 자전거길을 표현한 자전거조형물 등이 어우러진 모습입니다.

 

 

 

 

 

 

짱뚱어(사진/신안갯벌박물관)

 

 

 

 

 

 

짱뚱어다리에서 목적지인 증도면사무소로 가는 길목에는 넓은 유채꽃밭이 펼쳐져 있고, 문준경 전도사 선교기념관 앞에는 꽃잔디와 벚꽃이 피어 있습니다. 문준경 전도사 기념관은 구한말에서 6.25발발 때까지 많은 어려움과 외면 속에서도 묵묵히 박애와 헌신의 전도로 섬마을 전도자이자 어머니로 불리게 된 문준경(1891~1950) 전도사를 기리는 기념관입니다. 여기서 증도초등학교와 증도파출소를 지나면 목적지인 증도면사무소입니다.

유채꽃밭

 

 

문준경 전도사 선교기념관

 

 

서해랑길 28코스 지도

 

증도면사무소

 

 

 

 

 

오늘 약 15km를 걷는데 4시간 3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4월초임에도 낮 최고기온은 14도였지만 초속7-8m 상당의 강풍으로 인해 체감기온이 낮아져 바람막이를 걸쳐야 했습니다. 증도는 슬로시티여서 그야말로 유유자적하게 걸으며 느림의 미학을 실천해야하지만 한정된 시간으로 상경길이 바빠 서둘러야했던 점이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신안의 자랑인 태평염전, 갯벌, 우전해변, 한반도해송숲, 짱뚱어다리를 걸으며 느낀 감상은 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관광지 100선 중 “신안증도”가 2위에 랭크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서해랑길 신안 27코스 개요》

 

▲ 일자 : 2023년 4월 8일 (토)

▲ 코스 : 태평염전 소금박물관-소금밭낮조전망대-태평염전(제3지구)-대슬옹도-화도 노두길 입구-신안갯벌도립공원(1004)-방조제-신안갯벌박물관-우전해변-한반도해송솦-짱뚱어다리-증도면사무소

▲ 거리 : 15.1km

▲ 시간 : 4시간 25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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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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