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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남한지역을 일주하는 코리아 둘레길은 동해안의 해파랑길, 남해안의 남파랑길, 서해안의 서해랑길, 휴전선의 DMZ 평화누리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 서쪽바다와 함께 걷는 서해랑길은 전남 해남의 송호리 땅끝탑에서 출발해 서해안을 따라 북쪽 인천 강화도 평화전망대에 이르는 103개 코스 1,804km에 달하는 장대한 트레일 코스입니다. 이 길을 걸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드넓은 갯벌과 황홀한 일몰, 그리고 종교와 문물교류의 역사를 만나게 됩니다.
서해랑길 무안 23코스는 운남면 연리 운남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해 현경면 용정리 봉오제 버스정류장에 이르는 19.5km의 도보길입니다. 이 코스에서는 송현리 마을 끝에 위치하며 백사장이 넓고 어류가 풍부한 조금나루해변과 무안의 특산물인 낙지를 알리는 낙지공원을 만납니다.
23코스 출발지는 운남면 연리 운남버스정류장인데 정류장 맞은편에는 서해랑길 23코스 지도가 보입니다. 여기서 북쪽으로 조금 가다가 운남농협에서 좌측으로 돕니다. 어촌마을 답게 공터에는 선박1척이 놓여 있군요. 저동마을표석 우측 마을도로로 진입하면 도로변에는 양파밭과 배추밭이 늘어서 있습니다.
저동마을회관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돌려 걷는데 비닐하우스에서는 세발나물이 자라는 모습이 마치 잔디를 보는 듯합니다. 농업용 도로를 돌아 북쪽으로 진행하면서 바닷가의 방조제길을 만나 우측으로 갑니다. 짙은 미세먼지와 흐린 날씨로 인해 모두가 희뿌옇게 보여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바닷가는 썰물이어서 갯벌이 드러나 있는데 이곳은 조개류, 갯지렁이, 굴, 낙지 등의 공동허가지역이라고 하는군요.
잠시 후 길은 해안방조제에서 점점 내륙 쪽으로 멀어집니다. 군데군데 축사도 보이고 무안의 특산물인 양파재배지도 자주 마주칩니다. 지난번 21코스를 걸으면서 지나갔던 운남육교옆을 통과합니다. 운남농협저온저장고를 뒤로하고 77번 국도 옆으로 조성된 농로를 따라 가다가 좌측으로 몸을 돌려세우면 송현보건진료소로군요. 성동버스정류장, 성동.유종동마을표석, 행복한요양원을 지나 갈림길에서 다시 좌측으로 갑니다.
가축사료용 건초더미가 많이 쌓여 있는 곳은 어김없이 축사입니다. 송림군락지를 지나 양파밭너머 멋지게 보이는 큰나무 몇 그루가 눈에 들어오는군요. 송현마을회관을 지나면 다시 바닷가인데 정자가 있어 길손의 다리품을 쉬기에 안성맞춤입니다. 해안방조제에는 벽화를 그려 놓았군요. 원송현경노당은 지금까지 만난 어촌마을의 다목적센터 중에서는 가장 최신식 건축물일 것입니다.
여기서 조금나루 입구까지 가는 길은 송현마을 벽화거리로 낙지 등 해산물 벽화, 썰물로 인해 드러난 넓은 갯벌, 방조제에 매어 둔 선박 등 전형적인 어촌마을의 풍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삼거리갈림길에서 좌측으로 조금 가면 조금나루해변 표석이 이방인을 맞아주는데, 원래 서해랑길 23코스는 여기서 조금나무해변을 한 바퀴 돌아 나오는 것이지만 오늘 전체 거리가 19.5km에 달해 약 1km의 거리라도 단축하고자 여기서 바로 낙지공원 방면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이제부터는 해변을 따라 북동쪽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길목에는 송현항 조금나루 관광안내도와 낙지산란장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안내문이 세워져 있는데, 바다 쪽에 보이는 원통형의 시설물이 낙지산란장임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길목의 이정표를 보니 목적지까지는 8.9km를 더 가야 하네요. 작은 언덕 위에는 마치 풍치림처럼 보기 좋은 나무군락지가 있습니다.
드디어 조금나루 해변에 이어 이번 코스의 두 번째 하이라이트인 낙지공원입니다. 무안군 망운면 송현리 소재 무안 낙지공원은 개펄내음이 물씬 풍기는 조금나루 해변 앞에 무안의 특산물인 낙지를 알리고자 조성된 캠핑공원으로 노을길 야영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낙지모형의 무인카페, 거대한 낙지조형물(전망대)이 있어 여행객들이 쉬어가는 명소입니다.
낙지공원을 뒤로하고 계속 북동쪽을 걷습니다. 바다 가운데 있는 작은 섬 죽도가 보이는데, 장재마을에서도 낙지산란장을 볼 수 있습니다. 이름모를 방파제를 지나자 방조제 난간에 청색의 작은 의자가 놓여 있는데요. 이곳은 쉼터 겸 사진촬영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외덕마을을 지나면 해안길은 북쪽으로 방향을 바꿉니다. 바닷가 모래톱에는 검은 머리에 백색바탕의 철새가 무리를 지어 앉아 있는데 현지인에게 물어봐도 새의 이름을 알 수가 없습니다. 얼핏 우리가 흔히 보는 까치처럼 느껴지네요.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멀구슬나무를 보면 자동적으로 카메라를 들이대게 됩니다.
무안농협 바로 인근에는 목적지인 봉오제버스정류장(봉오제삼거리)이 있고 그 앞에는 서해랑길 24코스 안내지도가 세워져 있습니다. 오늘 18.5km를 걷는데 4시간 3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원래 거리는 19.5km이지만 조금나루해변을 한 바퀴 돌지 않아 1km를 단축한 것입니다. 운남면에서 출발해 망운면을 거쳐 현경면까지 3개 면을 걸었는데 우중충한 날씨로 인해 잿빛사진만 찍어 못내 아쉬운 발걸음입니다. 다만 낙지공원의 아기자기한 풍경은 길손을 미소짓게 했습니다.
《서해랑길 무안 23코스 개요》
▲ 일자 : 2023년 2월 11일 (토)
▲ 코스 : 운남버스정류소-저동마을회관-운남육교(옆)-송현보건진료소-송현마을회관-벽화거리-조금나루해변 표석-무안낙지공원-장재마을-외덕마을-봉오제버스정류장(삼거리)
▲ 거리 : 18.5km
▲ 시간 : 4시간 30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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