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패, 천둥을 적으로 만든 동녀의 반상유별론

 

                                                                        동녀 역의 한지혜

▲ 귀동의 진심을 몰라주는 황노인과 아래적 패

포도청 내에서조차 왕두렁패와 내통하면서 사리사욕을 채우고, 무고한 천둥(천정명 분)을 옥사에 감금하는 등의 수탈만 일삼는 일을 목격한 귀동(이상윤 분)은 강포수(권오중 분)를 탈옥시키기로 결심합니다. 평양감영에서 호판댁으로 보내는 봉물 탈취현장에서 강포수가 자신을 살려주는 대신 공포교(공형진 분)의 총을 맞은 데 대한 빚을 갚기 위해서였습니다.

다행이 귀동은 천둥과 동녀여각 만덕의 협조를 얻어 무사히 강포수를 탈출시키는 데 성공합니다. 포청에서는 당연히 난리가 났지요. 공포교는 제일 먼저 달이(서현진 분)와 황노인(임현식 분)을 의심하고는 급히 달려갑니다. 그런데 이미 귀동이 포졸들을 데리고 와서 달이와 황노인 및 덴년(홍소희 분)을 포승줄로 묶어 놓았습니다. 공포교가 이들을 포청으로 데려가려고 하자 귀동은 자기가 여기서 문초한다며 거절합니다. 공포교가 떠나자 귀동은 이들을 풀어줍니다. 귀동은 이들을 공포교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선수를 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귀동의 깊은 배려도 모르는 황노인은 유모 막순(윤유선 분)을 찾아가 앞으로 더 이상 귀동이 자신을 괴롭히지 말아 달라고 신신당부합니다. 귀동이 이 사실을 알았더라면 정말 서운했을 것입니다.

귀동은 총상을 입은 강포수를 동녀(한지혜 분)의 여각에 숨겨둔 후 달이를 통해 아래적 동패에게 밀지를 보내 강포수를 데려가라고 합니다. 이에 대해 강포수는 "귀동이 날 미끼로 아래적을 일망타진하려는 속셈"이며 천둥에게 "네가 귀동에게 속은 것"이라고 의심합니다. 나중에 천둥이 귀동에게 "아래적은 자네를 의심하고 있다"라고 말하자 귀동은 천둥에게 "자네마저 날 의심하는가"라며 섭섭함을 드러내며, 자기 홀로 강포수를 넘겨주겠다고 합니다.

아래적은 갑론을박한 끝에 일단 귀동이 지정한 밤골 양덕고개근처로 나갑니다. 이들은 뒤에 숨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총을 겨누고 있습니다. 귀동이 홀로 강포수가 탄 마차를 끌고 와서는 "내 목숨을 살려 주었느니 나도 한번 살려주겠다. 허나 다음에 다시 아래적의 두령으로 만나면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고 경고하고는 물러갑니다. 이제 제22회 마지막 장면이었으니 아래패는 강포수를 안전한 곳으로 옮겨가겠지요.

▲ 동녀의 반상유별론에 분노가 치민 천둥의 절규

귀동의 부탁을 받고 여각으로 데리고 온 인물이 하필이면 아래적의 수괴인 강포수임을 알게된 동녀는 정말 기가막합니다. 동녀는 천둥에게 불만을 토로합니다. 귀동이 숨겨 달라고 한 사람이 아래적의 두목이니 그럴 만도 하지요. 동녀는 강 포수의 피묻은 소지품을 태우고 있는 천둥에게 "내가 안방을 내주고 이틀 간 숨겨준 것도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강포수는 죽은 동녀의 아버지 성초시와 함께 뜻을 이루려 했던 동지였습니다. 깜짝 놀란 천둥은 "아버님의 밀지를 대궐에 전달한 게 누구였나? 바로 강포수!"이라고 강조합니다. 이에 대해 동녀는 "아버님의 은덕에 보답하기 위해 당연히 그렇게 한 것이다. 그는 백정의 아들이다. 그런 사람을 아버님은 향리의 유생들과 똑같이 대접했다"라면서 반상이 유별한데 아버님이 그에게 은혜를 베풀었답니다.  

천둥은 "아씨는 백정의 아들은 똑같이 대접할 수 없다는 말인가?"라고 힐난합니다. 동녀는 기가 막힌 듯 "반상이 유별한데 어찌 똑 같이 대접할 수  있겠느냐"고 대꾸합니다. 천둥은 "나 역시 비럭질하던 천민의 아들인데, 내게도 똑같이 대접할 수 없다는 것이냐"며 화를 냅니다. 이에 동녀는 천둥에게 양반의 피가 흐르고 있으니 스스로 너무 자책하지 말라고 합니다.

천둥은 동녀에게 "어찌 그렇게 세상을 반상으로만 나누려고 하느냐? 양반의 피가 자랑이냐. 지금 양반네들이 어떤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느냐? 내게 흐르는 이 더러운 양반의 피, 아씨 면전에서 단 한 방울도 안 남기고 다 뽑아버리고 싶다"고 외칩니다. 천둥은 최근 막순이 양반인 이 참봉의 아들로서 반쪽 양반임이 밝혀졌지요. 실제로 천둥은 김 대감의 아들이지만 그는 지금 이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한편, 귀동을 도와 강포수를 탈옥시켜 동녀여각으로 옮기는데 공을 세운 만덕은 천둥이 아래적인 것으로 생각하고는 "지난밤 일은 꿈같은 광영이었고, 양심을 가진 백성으로 아래적 두령을 존경한다"며 자기도 아래적으로 받아달라고 합니다. 강포수도 자신을 구해준 천둥에게 "난 네가 아래적인 줄 알았다. 넌 아래패를 이끌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에 대해 천둥은 가타부타 말이 없었습니다.

천둥은 지금까지 강포수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10여 년 전 민란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은 모두 무고한 백성들이었고, 양반들로부터 재물을 훔쳐 불쌍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지만 포도청에서는 재물을 받은 자들을 옥에 가두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씩 아래적이 되고 있습니다. 도갑(임현성 분)은 벌써 목숨을 잃었고, 장꼭지(이문식 분) 및 달이도 이미 아래적입니다. 심지어 동녀여각의 만덕이까지 아래적이 되고 싶어합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천둥은 지난번 공포교에게 도적으로 몰려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소름이 끼칩니다.

천둥은 동녀의 반상유별론을 듣고는 꼭지가 돌았습니다. 특히 강포수가 백정출신임을 알고는 동병상련의 마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는 강 포수에게 "제가 어리석었다. 세상을 너무 몰랐다"고 울먹입니다. 23회 예고편을 보면 드디어 천둥은 아래적이 되기로 결심하는군요. 옛말에 복구자(伏久者)는 비필고(飛必高)라는 말이 있습니다. "오래도록 엎드린 자는 반드시 높이 난다"는 말입니다. 천둥은 지금까지 정말 오랫동안 뜸을 들이고 있었습니다. 이제 아래적이 된 천둥이 짝패인 포교 귀동과 어떤 관계를 정립하느냐가 앞으로의 관전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 조 선달과 거지 사또의 이상한 호기심

막순을 좋아했다가 쇠돌(정인기 분)의 마음씀씀이에 감동한 조 선달(정찬 분)은 이제 극중에서 사라진 것으로 생각했는데, 전임 사또(김명수 분)가 떡장사를 하다가 봉변을 당하는 현장에 나타납니다. 사또는 삼월(이지수 분)이가 시키는 데로 떡을 팔러 나섰다가 엿장수와 싸움이 붙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조 선달은 사또에게 두둑한 용돈을 벌 수 있는 길이 있다고 회유합니다. 최근 주모인 막순에게 이 행수(천둥)라는 아들이 나타났는데 믿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천둥이 돈을 받아간 이후 주막에 발길을 끊고 어미인 막순을 전혀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천둥으로서는 핏줄이 당기지 않는 막순을 볼 이유가 없지요. 조 선달은 이 행수, 김 포교(귀동), 그리고 막순사이에 말못할 흑막이 있을 것이며, 이를 파헤치면 당분간 먹고 살 돈은 나올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미 모든 것은 다 밝혀졌지만 천둥만이 자신이 김 대감의 아들임을 모르는 상태이며, 행여나 귀동이 김 대감의 아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는 날 이를 숨기기로 한 김 대감은 엄청난 후폭풍에 휩싸일 것입니다. 조선달과 사또의 이상한 호기심이 극의 흐름을 좌지우지하게 될지도 모르는 또 다른 관전포인트가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