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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세계테마기행>은 안방에 편안하게 앉아서 세계의 명소들을 체험할 수 있는 수준 높은 교양프로그램입니다. 각 방면에 걸쳐 다양한 지식을 가진 전문가가 출연해 실시하는 해설을 따라가노라면 실제로 해외여행을 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합니다. 2024년 6월 중순(2024. 6. 24∼6. 27)에는 “세계테마기행, 이제는 카나리아”편이 방영되었습니다. 카나리아 제도는 아프리카 북서부 대서양에 있는 7개의 큰 섬과 부속섬으로 이루어진 스페인령 화산섬으로 대서양 항로의 요충지이자 유럽인들에게는 꿈의 휴양지입니다.
[1] 그 섬에 가고 싶다, 테네리페
테네리페는 카나리아제도 중 면적이 가장 넓고 인구가 많은 섬입니다. 이곳은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섬으로 연간 관광객은 14백만 명에 달합니다. 연중 섭씨 20도 내외의 온화한 기후와 다채로운 축제가 개최되기 때문입니다. 산타크루스 테네리페는 이 섬의 중심도시로 하필 방문한 날은 십자가 축제가 열렸는데 이는 1494년 산타크루스 도시건설을 기념하는 축제입니다. 도심에는 꽃으로 장식한 100여개의 십자가가 거리에 놓여 있습니다. 이 행사는 전통의상을 착용해야만 참여할 수 있는데, 가족과 이웃 및 친척이 함께 모여 춤추고 노래하면서 음식을 먹는 행사입니다.
테이데 국립공원은 스페인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3,718m)인 테이데 화산봉을 품고 있는 공원으로 해발 2,300m 정도의 국립호텔(파라도르)에서 정상을 잘 조망할 수 있습니다. 해발고도 2,356m에 있는 케이블카를 타고 8분 만에 해발 3,555m 상부승강장에 도착합니다. 날씨가 좋아 환상적인 주변 섬들을 볼 수 있군요.
가라치코는 테네리페 북부연안의 작은 도시로 한 때는 유럽과 아메리카를 잇는 요충지였으니 1706년 화산폭팔이후 그 기능이 쇠퇴하였습니다. 엘칼레톤은 화산폭발로 흘러내린 용암이 바닷물과 만나 급격히 냉각되면서 형성된 자연수영장으로 현재 마을을 대표하는 관광지입니다. 화산 폭발은 재앙이었지만 이후 이쪽 지역민에게는 큰 선물이었습니다.
가라치코의 마을풍경도 매우 아름답습니다. 각 건물마다 목재로 만든 다양한 모습의 발코니가 여행자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집과 나무 발코니 그리고 식물의 조화가 환상적인데 이 지역 이름을 따서 카나리발코니로 부른답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내구성 강한 소나무를 사용했답니다.
[2] 천국보다 란사로테
란사로테는 카나리아제도 동쪽 끝에 있는 섬으로 “영원한 봄의 섬” 또는 “불에 탄 섬“으로 불립니다. 이와 같은 지형은 1730년대 발생한 화산폭발 때문인데, 화산재가 뒤덮인 곳은 티만파야 국립공원입니다. 이 공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명소는 엘다이블로 레스토랑입니다. 이곳 땅속에서 솟는 불꽃은 활화산임을 보여줍니다. 구멍에 물을 부으면 잠시 후 간헐천처럼 공중으로 물을 분출하는데 그 위력이 대단합니다. 천연열기로 고기를 굽는데 40분이 걸린답니다. 로스에르비데로스는 국립공원 서쪽 끝 해안절벽이며, 인근에는 엘골포라는 이름의 작은 석호가 있습니다.
미라도르델리오는 란사로테 최북단에 있는 “강 전망대”로 스페인의 예술가 세자르 만리케가 1973년 만든 전망대입니다. 정말 이곳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황홀합니다. 바다 밖에 없는 곳에서 강의 전망대라고 이름을 붙인 것은 맞은 편 섬과의 해협이 마치 강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세자르만리케 박물관은 그가 20년간 살았던 집을 박물관으로 조성한 것입니다. 세자르 만리케(1919-1992)는 이곳에서 태어난 스페인 예술가 겸 자연운동가였습니다. 뉴욕에서 공부한 후 돌아온 그는 자연친화적인 집을 지었고, 지금은 재단에서 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화산 폭발 시 용암이 흘렀던 곳도 집안의 일부가 되었군요.
티만파야 와이너리는 천연 동굴 안에 와인저장고가 있습니다. 이곳 포도원은 화산 자갈층에 원뿔모양의 구멍을 내고 포도나무를 심은 독특한 포도원으로 “라헤리아”라고 부릅니다. 화산재로 뒤덮인 곳에 식물이 자라는 모습은 경이롭습니다. 화산재가 공기 중의 수분을 흡수하고 토양을 보호해 아래쪽은 식물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농장주의 초대로 맛있는 식사를 함께 합니다.
하메오스델아구아는 섬의 북동쪽에 위치한 관광명소로 화산터널과 동굴에 콘서트홀, 레스터랑, 수영장 염호가 있습니다. 화산분화구를 활용해 지은 건축물로 세자르 만리케의 또 다른 작품입니다. 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기분입니다.
[3] 거인들의 섬, 그란카나리아
푸에르테벤투라는 카나리아 제도에서 두 번째로 큰 섬으로 아프리카와 가장 가까이 위치한 섬입니다. 테구산(645m)은 섬 중서부에 있는 산으로 모로벨로사 전망대에는 4m 높이의 최후의 원주민왕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 2명의 동상은 15세기 초 유럽인들이 이곳을 정복하기 전 원주민 왕이었습니다.
투이네헤는 섬 중서부 마을로 염소젖치즈(케소마호레로)가 유명합니다. 비록 섬이지만 이곳 주민들은 어업보다는 목축업에 종사하며 어류보다는 육식을 더 섭취합니다. 매일 염소젖을 짜야하므로 쉬는 날이 없답니다. 염소는 소에 비해 적은 사료로 많은 젓을 생산해 키우기가 쉽습니다. 이곳 치즈는 세계대회에서 입상할 만큼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카나리아제도 중앙에 위치한 그란카나리아는 카나리아제도 중 토양이 가장 비옥하고 유명한 섬으로 지형이 높고 가파릅니다. 피르가스는 섬 북부에 있는 마을로 파세오데그란카나리아는 그란카나리아의 산책길을 뜻하며, 마을탄생 500주년을 기념해 만든 것으로 이곳의 물은 식수로도 사용할 만큼 깨끗합니다.
테헤다 지방의 쿠에바스델레이는 원주민 관체족이 살았던 왕의 동굴로 동굴의 규모가 매우 큽니다. 해발 1000m급의 험준한 산악지역인 이곳에는 100여 개 이상의 주거용 동굴이 있으며, 곡물창고도 별도로 있습니다.
아르테나라는 섬 중서부 마을로 천연동굴을 이용해 지은 주거용 가옥이 있습니다. 동굴 내부는 방수용 흰색 특수페인트를 칠했는데 이는 어두운 동굴내부를 밝게 하려는 의도입니다. 동굴 외부도 식물이 자라거나 습기가 내부로 스며드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하얀 방수페인트를 칠했답니다. 공기순환과 채광을 위해 창을 만들었으며, 동굴집은 여름은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답니다. 이곳에서는 천연동굴을 개조해 여행자의 숙소로 활용합니다. 마스팔로마스는 해안사구(모래언덕)로 유명합니다.
[4] 바람의 섬 라고메라
푸에트테벤투라 섬의 북쪽에 있는 플라야델바호데라부라 해변은 일명 팝콘해변으로 알려진 명소입니다. 이는 해변에 깔려 있는 물질이 모래가 아니라 마치 팝콘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로돌리스라고 부르는데 연안에 서식하는 홍조류의 일종인 산호말류가 죽어 백화현상으로 하얀 색으로 변한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유일한 해변으로서 방문객들에게는 기념할만한 사진촬영목적지입니다.
바람이 많은 이 섬에는 “라몰리나데라아소마다”라는 풍차방앗간이 있는데 이는 19세기에 시작된 것으로 현재도 운영 중인 방앗간입니다. 이것은 풍력을 이용해 곡물을 빻는 방식으로 뽁은 옥수수, 밀, 보리, 맥아 등을 빻아 고피오(식용 가루)를 만들어 우유에 타거나 요리의 재료로 사용합니다.
카나리아제도 서쪽의 라고메라섬은 1492년 콜럼버스의 대서양 기착지로 이 섬의 중심도시는 산세바스티안데라고메라입니다. 이곳에는 콜럼버스의 초상화와 동상, 그가 기도했던 성모성천성당 등 그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지요. 이탈이아 출신의 콜럼버스는 스페인 왕실의 후원을 받아 신대륙 개척에 나서며 이곳을 머물다가 대서양으로 향했습니다.
라고메라섬은 자연도 매우 아름답습니다. 로케데아간도는 섬의 가장 상징적인 천연기념물이며, 이곳은 가라호나이 국립공원입니다. 로스오르가노스는 섬 북쪽 해안에 있는 파이프 오르간 모양의 주상절리입니다. 이는 고온의 용암이 급격히 냉각되는 과정에서 형성된 주상절리로 높이는 약 87m, 너비는 약 191m에 이르며, 각 기둥의 두께는 1m가 넘습니다.
라고메라섬 동쪽은 험준한 산악지형인데 휘파람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특이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사람들은 긴 장대를 타며 천길절벽을 내려옵니다. 이는 교통이 불편했던 때의 특이한 이동수단이었고, 남성들이 힘을 과시하면서 여성들에게 사랑을 고백하기도 했답니다. 에르미구아는 섬의 북동쪽에 있는 작은 어촌마을입니다. 지금은 비록 작은 마을이지만 100년 전만 해도 이곳 항구를 통해 물자를 수송했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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